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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포스트 코로나(Post-Corona)시대 지역축제 전략은?

김형우 기자

입력 2020-06-08 11:53

<오피니언>포스트 코로나(Post-Corona)시대 지역축제 전략은?
건양대 지진호 교수

코로나19가 전국의 모든 축제를 멈추게 했다. 그 어느 누구도 축제 취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고 있지만 속 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맘이 편치 못하다.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개최되는 축제일수록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년을 기다려온 특용작물 재배농민, 지역의 무명 예술인, 막걸리 한잔의 자유를 기다리던 어르신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축제취소가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 같은 데에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쯤 2차 펜데믹(pandemic:세계적 전염병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환경변화로 인해 앞으로 감염병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예측은 이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이쯤 되면 문화관광축제를 지원, 육성하고 있는 중앙정부도 향후의 축제정책 변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1995년부터 정부 주도로 육성해온 문화관광축제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역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25년 동안 지역의 독특한 축제는 알려지지 않은 시골마을을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상대적 박탈감에 상실감이 컸던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는 큰 위안의 잔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이 모든 구조를 바꾸고 말았다. 전파력 강한 감염병은 언택트(Untact)를 강요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야 제 멋이 나는 축제가 나 홀로 서 있는 꼴이다. 역사 이래 소중하게 간직되어오던 우리 축제문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동안 지역축제의 해묵은 몇 가지 문제를 이번 기회에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첫째, 늘 문제로 지적되던 관주도형 축제를 민간주도형 축제로 체질개선을 시도해 볼 만하다. 앞으로는 감염병을 대비해 수 만명에서 수 십만명 모이는 대규모 행사나 방송용 무대설치는 불가피하게 축소할 수밖에 없다. 시군단위 축제를 마을 단위로 범위를 좁혀 개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관의 역할은 축제운영보다는 지원행정 쪽으로 자연스럽게 방향전환이 가능하다.

둘째, 인위적인 행사성격의 축제를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즉, 축제의 일상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 소음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 마을 축제에 체육관이나 둔치와 같은 넓은 장소가 필요할리 없다. 마을 어귀 공터쯤이면 충분하다. 따지고 보면 세계적인 축제로 평가받는 스페인 토마토 축제나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도 마을 축제다.

셋째,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 장이 바뀔 때마다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축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마을주민의 필요나 특정 매니아 층의 요구로 열리는 축제는 단체장의 교체와 무관하게 개최할 수 있다. 지역주민이 축제를 준비하고 운영하며, 그 노하우를 전수해주면 이것이 곧 마을의 역사요, 자긍심이 된다. 수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일본 마쯔리는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다.

넷째,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정부의 축제정책은 이제 그 근본 취지를 상황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직도 특산물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된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지만 이제는 축제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탈 일상을 통한 창조적 축제가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꿈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가 온통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축제도 변해야 살아남는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이 코로나라는 광풍에서 생존하기 위해 과감히 축제의 옷을 바꿔 입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진호·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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