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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선거] ⑥EU의 '행정부 수반' 집행위원장 유력 후보는

입력 2019-05-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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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⑥EU의 '행정부 수반' 집행위원장 유력 후보는
[헬싱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유럽의회 선거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선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EU는 유럽의회 의원 선거결과와 집행위원장 선출을 연계하는 이른바 '슈피첸칸디다텐(대표후보)'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EU를 대표하는 최고 자리 중 하나인 집행위원장을 유권자들이 사실상 직접 뽑는 직선제 효과를 실현한 것이다.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이 각각 집행위원장 후보를 선출해 이들을 얼굴로 내세워 선거를 진두지휘함으로써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각 정치그룹은 일찌감치 집행위원장 후보를 선출해 유럽의회 선거에 대비해왔다.
이들은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TV토론 등을 통해 자신이 속한 정치그룹은 물론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그룹은 작년 11월 독일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인 만프레드 베버 의원(47세)을 EPP의 대표 후보로 선출했다.


베버 후보는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EU 회원국 내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독일 대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 총리를 누르고 '집행위원장 후보 자리'를 확보했다.
베버 후보는 지난 2014년부터 유럽의회 내에서 대표를 맡아 EPP를 이끌어왔다. 그는 EPP의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힌다.
EPP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베버 후보는 현재 다른 어느 정치그룹의 대표 후보보다도 집행위원장 자리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의회가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4월 발표한 교섭단체별 예상의석 수에 따르면 EPP가 전체 751석 가운데 180석을 얻어 여전히 최대그룹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도 EPP 출신이다.

영국과 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을 총괄했던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도 EPP의 집행위원장 후보로 계속 거론된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 때문에 슈피첸칸디다텐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을 잘 이끌었고 EU 집행위원도 지낸 경력이 있어 EPP 내에서 베버 후보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하지만 그가 융커 위원장의 뒤를 이어서 집행위원장이 되려면 융커 현 위원장이 관철시킨 슈피첸칸디다텐 시스템을 극복해야 한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 그룹(S&D)은 작년 12월에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을 대표 후보로 선출했다.

현재 티머만스 후보는 베버 후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S&D 그룹은 현재 유럽의회 내에서 EPP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이번 선거에서도 의석수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제2당 지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티머만스 후보는 네덜란드 외교장관을 지낸 뒤 융커 집행위원장 밑에서 제1 부위원장을 지내 행정부 경력이 없는 베버 후보와 대비를 이루고 있다.

7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폴란드와 헝가리의 법치 위반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 그룹(ADLE)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비롯해 7명을 대표 후보로 선출했다.

베스타게르 후보는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재임하면서 애플, 구글, 아마존, 이케아 등 다국적 기업에 EU 경쟁법 위반 혐의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유명하다.

벨기에 총리를 지냈고, 지난 2014년 선거 때도 대표 후보로 선출됐던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도 대표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러나 ALDE를 지지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집행위원장을 유럽의회 선거결과로 결정하는 '슈피첸칸디다텐 제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원장도 회원국 정상들이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녹색당 그룹은 독일 출신인 스카 켈러 의원(37)과 네덜란드 출신인 바이 에익하우트 의원(43세)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선출했다.
동독 지역에서 태어난 켈러 의원은 지난 2009년에 27세 나이로 유럽의회에 진출했으며 지난 2014년에도 집행위원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었다.

극우·포퓰리스트 정당 그룹에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집행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살비니 부총리는 자신이 속한 이탈리아의 '동맹'을 비롯해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프랑스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NR)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극우·포퓰리스트 정당 그룹의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부 교섭단체별 예상의석에 따르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EU·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포퓰리스트 정당들이 EPP와 S&D와 함께 유럽의회의 3각 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bingso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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