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3일 아침(현지시간) 북서부 리구리아 주의 라 스페치아 인근의 산타마리아 마달레나 성당에 소장돼 있던 브뤼헐의 명작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초 언론은 이날 아침 두 사람이 교회로 들어가 진열 상자를 부수고, 시가 300만 유로(약 39억원)에 달하는 귀중한 그림을 훔쳐 도주했다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이런 뉴스가 나온 지 수 시간 후에 이 그림이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범죄자들이 해당 그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1개월여 전에 진품을 내리고, 복제품을 교회에 가져다 놓는 한편 교회 내부에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의 다니엘레 몬테벨로 시장은 "누군가가 이 작품을 훔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경찰은 원본을 안전한 곳에 옮겨놓고, 복제본을 걸었고, 몇 대의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다"며 귀중한 작품을 도난의 위기에서 보호한 경찰에 사의를 표했다.
한 부유한 가문에 의해 약 1세기 전에 이 교회에 기증된 이 그림은 1981년에도 도난을 당했다가 몇 개월 만에 되돌아 온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 브뤼헐은 플랑드르 지역이 배출한 위대한 화가로 농민들의 모습이나 네덜란드의 풍속을 주로 그린 동명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장남으로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보통 소 브뤼헐, 혹은 브뤼헐 2세로 불린다.
한편, 경찰은 가짜 그림을 가지고 달아난 범인 2명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