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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이착륙해도 항모아냐"…`군국주의 꿈` 일본의 말장난

입력 2018-12-06 10:36

일본 정부가 공격형 무기인 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려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항공모함이라는 말 대신 '다용도 운용 호위함'이라는 표현을 쓰기로 했다.
경항모급 헬기 탑재 호위함인 이즈모를 개조해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은 유지한 채 표현만 바꾸기로 한 것으로, 이미지 조작을 위한 '말장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 의원들은 전날 회합에서 이즈모를 개조해 만들기로 한 '다용도 운용 모함'(母艦·항공모함)을 '다용도 운용 호위함'으로 부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순 확정할 장기 방위전략인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에 이즈모 개조 방침을 넣을 계획인데, 개조 후 명칭에 대한 표현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아사히는 헌법이 금지하는 공격형 항모 보유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전력과 교전권 보유를 금지하는 평화헌법 규정(헌법 9조)에 따라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지켜왔다.

자민당 의원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전날 회합 후 "다용도로, 어디까지나 호위함이라는 범위에서 다양한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연립여당 의원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이름만 바꿨을 뿐 갑판 두께 등을 개조해 전투기가 착륙하도록 하겠다는 이즈모의 개조 방식에 대해서는 전과 같은 계획을 갖고 있다.
방위대강에 항공모함에 탑재 가능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넣을 방침도 변함이 없다. F35-B는 개조되는 이즈모에 탑재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회합에서 F35-B를 20~40기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연립 여당에 설명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차기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 적용 기간에 이 전투기 도입을 시작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방위대강은 통상 10년 주기로 수정하는 일본의 장기 방위전략이다. 올해 개정하면 5년만에 개정하는 것으로, 아베 총리는 "기존 방위대강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수십년 앞 미래의 초석이 될 방위력 모습을 제시하겠다"며 큰 폭의 내용 변경을 시사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미래의 초석'이라며 강조한 새 '방위력 모습'은 전수방위의 파기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전수방위 유지 방침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고 새 방위대강에도 전수방위 파기가 언급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세부적으로는 항모와 F35-B 도입을 비롯해 전수방위를 무시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방위대강에 마하5(시속 6120㎞)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유도탄과 공격형 무기 고속활공탄(高速滑空彈) 도입 계획을 넣을 계획이다.
또 사이버상 공격 능력을 갖출 계획도 방위대강에 포함할 방침이다. 먼저 공격을 받으면 반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공격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사이버 공격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선제공격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bkki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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