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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원짜리 중국산 등산복 '상표 바꿔치기'로 정품 둔갑

입력 2015-10-08 10:29

1천원짜리 중국산 등산복 '상표 바꿔치기'로 정품 둔갑
정품과 구분 안되는 중국산 짝퉁 등산복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중국에서 단돈 1천원 가량에 수입한 옷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붙여 유통된 '짝퉁 등산복'. 경찰은 이런 짝퉁 등산복을 4년간 시가 200억원 넘게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을 8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단돈 1천원 가량에 수입한 옷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붙인 '짝퉁 등산복'을 4년간 시가 200억원 넘게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8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김모(54)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유통업자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11년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중국에서 정식 수입한 등산복에 국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로고와 라벨을 재부착하는 수법으로 모두 9만1천651점, 시가 203억원 상당을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총책인 김씨를 비롯해 등산복 수입, 제조·유통, 로고와 자수 제작, 판매 브로커, 부산·경남·대구·경북·울산 등 전국 7개 판매책 등 세부적인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짝퉁 등산복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개당 1∼2달러 정도에 구입한 등산복에 48개 유명 브랜드의 라벨과 로고를 갖다붙여 정품처럼 둔갑시켰다.

이들은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까지 동원해 정교하게 라벨과 로고를 만들었다.

단속에 나선 경찰들도 짝퉁 등산복의 만듦새만 보면 쉽게 가짜라는 사실을 구별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짝퉁 등산복은 주로 땡처리 매장이나 재래시장 등에서 유통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티셔츠는 개당 1만2천∼1만5천원, 점퍼는 4만∼6만원, 바지는 2만원 가량에 지역 유통책에게 넘겨 많게는 원가의 60배 이상 수익을 남겼다고 경찰은 말했다.

수사는 대구와 울산의 물품창고에 보관 중인 짝퉁 등산복 4천여점을 경찰이 압수해 제작·유통경로를 역으로 추적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경찰이 주범 김씨가 보관하던 등산복 수입 의뢰서를 분석한 결과 총 25만7천여점의 중국산 등산복이 국내로 들어왔고 이 가운데 9만1천여점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유통업자 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로 수시로 판매대금을 인출해 단속을 피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붙잡힌 판매 브로커 형모(43)씨는 지난 7월 부산 서면 시내 한복판에서 차를 가로막은 형사를 매단 채 250m나 내달리는 아찔한 도주극을 벌이기도 했다.

장기성 부산진경찰서 지능팀장은 "짝퉁 등산복은 소비자에게 중간 유통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래시장 외에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에 납품됐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win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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