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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난민수용소 5살 여아,귀환 공포에 떨다 자해까지

입력 2015-04-24 21:11

호주 난민수용소 5살 여아,귀환 공포에 떨다 자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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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역외 난민수용소에 갇혀 있던 이란 출신 5살 여자 어린이의 수용 후유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호주 시민사회가 똘똘 뭉쳐 '아이 구하기'에 나섰다.



호주 인근 나우루 수용소에 1년 이상 갇혀 있던 이 어린이는 아버지가 응급 치료를 받게 되면서 지난해 10월 호주 북부의 다윈 수용시설로 부모와 함께 옮겨졌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의 치료가 끝나면 나우루 수용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해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 가족 측 변호인인 존 로런스는 최근 호주 ABC 방송에 "아이에게 이름을 써보라고 했더니 호주에 올 때 탔던 선박 번호를 썼고, 나우루의 생활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입술을 꿰맨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라고 말했다.
역외수용소의 난민들은 열악한 처우와 기약없는 장기 억류 등에 항의해 집단 단식농성을 했고 일부는 자기 입술을 꿰매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로런스 변호사는 또 이 어린이가 의료진으로부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은 상태라며 샴푸와 못을 삼키는 등 자해까지 시도했다고 전했다.

의료 기록에 따르면 이 어린이는 밤낮으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있는 등 상태는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부적절한 모습의 성적인 행위를 그린 것을 보면 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로런스 변호사는 아이가 나우루 수용소로 돌아가는 일을 막고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구호단체 옥스팜, 인권단체들, 교회들, 유대인 단체, 노조, 변호사단체 등 100개 이상의 단체도 24일 정부에 아이와 부모를 수용소로 돌려보내지 말라고 한목소리로 호소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아이를 포함해 이들을 고통스러운 장소, 성적 학대를 경험했을 수도 있는 장소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대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녹색당 소속 세라 핸슨 영 상원의원이 피터 더튼 이민부 장관을 향해 "아이에게 고문하는 셈"이라고 맹비난하자, 더튼 장관은 "역겨운 발언"이라며 아이와 가족은 캄보디아행을 수락하는 것으로 나우루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난민들을 캄보디아에 보내 재정착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1진을 보내려고 지원자들을 모으고 있다.

cool21@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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