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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 위반했다"

입력 2014-07-29 21:49

美 "러시아,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 위반했다"
'러,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 위반' (AP=연합뉴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등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을 위반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대한 서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맺은 이 협정은 사거리 500㎞∼5천500㎞의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보유를 금지한 것으로 냉전 시기 군비 경쟁을 종식한 중요한 계기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1987년 12월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오른쪽)과 소련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모습.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 위반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양국 고위급 회담을 공식 요청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등 IRNFT를 위반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서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협정위반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고위급 회담을 러시아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짓고 위반 내용 등을 담은 국무부 보고서를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맺은 IRNFT는 사거리 500㎞∼5천500㎞의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금지한 것으로 냉전 시기 군비 경쟁을 종식한 중요한 협정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들은 최근 몇 년 새 러시아가 이 협정을 깨뜨렸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고 양국도 외교채널을 통해 논의해왔지만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언론이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IRNFT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세르게이 이바노프 실장은 협정이 이미 실효성을 잃었다는 견해를 표시했다. 이바노프 실장은 "왜 다른 나라들이 다 이 정도 급의 미사일을 생산하는데 러시아와 미국만 안 된다는 것인지 자연스런 의문이 든다"며 "소련 시절 미국과 체결한 조약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준수하고 있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새로운 미국의 이의 제기와 관련 러시아가 다양한 사거리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비슷한 미사일은 미국도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둘러싸고 경색된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heeva@yna.co.kr, cjyou@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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