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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앱 장터, 아이폰 넘어서나?

입력 2012-10-14 09:19

스마트폰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앱)의 수다. 카카오톡이 실행되지 않는다거나, 은행 업무를 볼 수 없다거나, 인기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스마트폰은 외면받게 마련이다.



블랙베리의 시장 규모가 점차 축소되는 것도, 삼성전자가 '바다' 운영체제(OS)의 앱을 늘리고자 대회를 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까지 앱 생태계가 가장 풍성했던 것은 역시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 터치를 위한 iOS용 애플 앱스토어로 꼽혀 왔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용 앱스토어들이 이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용 앱을 iOS용보다 먼저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선출시 늘어 =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업체들은 게임업체다. 카카오톡와 연계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안드로이드 버전이 7월말에 먼저 나왔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9월초까지 안드로이드 제품을 쓰는 친구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하트'를 보내도 애니팡을 즐길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위메이드의 캔디팡과 넥슨의 퍼즐주주도 안드로이드 버전이 먼저 나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폰용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폰 보급이 원인 = 앱 개발사들이 안드로이드를 먼저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시장 규모가 아이폰보다 더 커져서다.

안드로이드 시장이 점차 커져 지금은 국내에서 아이폰을 8대 2 정도로 앞서고 있다는 것이 개발사들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얼리어답터들이었고 이들은 대개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이폰은 앱스토어 한 곳에서만 앱이 유통되지만 안드로이드는 국내에서만 해도 구글플레이와 T스토어, 올레마켓, 오즈스토어, 삼성앱스, 스마트월드 등 대표적인 장터만 해도 6곳이나 된다.

한때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유료 앱을 해킹해 무료로 무단 설치하는 일이 잦았지만 요즘은 정식 장터를 통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아이폰 단일제품 장점 사라져 = 개발자들이 과거에 아이폰을 선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실상 '단일한 환경에 맞춰 일관성 있는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제조사·제품에 따라 화면의 해상도나 가로·세로 비율, 탑재된 센서의 종류가 각양각색이라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다 따져 앱을 만들어야 하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아이폰은 훨씬 간단하게 앱을 만들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아이폰용을 먼저 내놓고 나서 거기서 어느 정도 수익이 나거나 인기를 얻으면 안드로이드용을 나중에 출시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폰의 해상도만 해도 3종류이며, 아이패드의 해상도도 2종류다. 게다가 아이폰3와 4·4S, 아이패드1·2와 뉴아이패드는 해상도는 달라도 화면 비율이 각각 같지만 아이폰5는 화면비도 다르다.

결국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더라도 예전과 달리 '단일 제품'이라는 장점을 누리기 어려워진 셈이다.

노하우가 부족한 1인 개발자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기업 개발사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기업 개발사들은 업무 분담을 통해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폰용 앱을 동시에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에 맞춘 개발 과정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플의 폐쇄적인 앱 심사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안드로이드를 선호하는 개발자들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구글플레이 앱 수가 앱스토어에 근접 = 안드로이드용 앱 시장의 약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자체등급분류게임물 신고현황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게임 앱 수는 11만7천748건으로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앱 수 9만2천640건보다 많았다.

세계 전체로 보더라도 구글이 지난달 말 발표한 구글플레이 전체 등록 앱 수는 67만5천건으로, 애플이 지난달 초 발표한 전체 등록 앱 수 70만건에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해 초 애플 앱스토어의 앱 수가 약 40만건인 반면 구글 플레이가 그 절반인 약 20만건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구글플레이의 성장이 더 가파른 셈이다.

다만 유료 앱 시장에서는 아직도 애플 앱스토어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플레이는 심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기기별로 잘 구동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앱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는 구글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comm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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