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89-89㎏의 압도적인 신체사이즈를 자랑한다. 여기에 유연성과 스피드, 헤딩력, 발재간까지 지니고 있다. 스트라이커가 갖추어야 할 모든 요건을 갖고 있다. 대형 유망주 답게 각급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그를 지도한 모든 감독들이 아쉬워 하는 부분이 있다. 간절함이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현이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췄다. 하지만 더 발전하기 위한 열성,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에게 '게으른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김 현이 달라졌다. 계속된 벤치 신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이 그를 바꾸었다. 김 현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발도 못나서고, 기회도 적었다"며 "아시안게임도 내심 기대를 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 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음속에서 '투지'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김 현은 개인운동량을 늘렸다. 박 감독의 지시에 따라 훈련 후 매일 슈팅과 하체를 집중 단련했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 현은 18일 포항전에서 결승 선제골을 터뜨렸다. 4월9일 전북전 득점 이후 6개월만의 골이었다. 무엇보다 골 장면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몸싸움으로 포항 수비를 제친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 현은 "무득점에 시달리며 팀과 감독님께 미안했다. 중요할때 골을 넣어서 기쁘다"며 "매일 점프와 스쿼트 훈련을 했는데 이 부분이 포항전에서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