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이 인천전에서 발생한 인천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서울 골키퍼 백종범에게 내린 제재금 700만원 징계에 대해 재심 청구를 철회했다. 인천 구단은 물병 투척을 자진 신고한 팬에게 홈경기 무기한 출입금지를 내렸다. 이로써 초유의 집단 물병 투척 사건은 일단락됐다.
서울은 23일 오전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서 내린 백종범 징계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이번 상벌위원회에서 백종범이 '반스포츠적 행위' 로 제재금 700만원의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팬분들께서도 공감하는 바와 같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결정이란 판단에 재심 청구 여부에 대해 고심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구단은 백종범이 현재의 상황을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경기에 더욱 전념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재심 청구보다는 오히려 선수를 적극 보호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재심 청구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1일 인천전용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가 끝나고 인천 서포터석에서 경기장 안으로 물병 및 맥주캔 수십개가 날아들었다. 서울 주장 기성용이 물병에 급소를 맞아 쓰러지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앞서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2대1로 승리한 뒤 인천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쥐고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친 것을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로 판단해 이례적으로 높은 제재금 700만원을 부과했다. 인천 구단에 대해선 물병 투척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금 2000만원과 홈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 징계를 내렸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상벌위에 출석 의무가 없는 백종범을 "백종범이"로 아랫사람 부르듯 호칭하고는 "팀 훈련 때문에 상벌위에 불출석하는 건 연맹 디그니티(존엄)을 철처히 무시한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징계에 반발한 서울은 '백종범도 피해자'라며 재심 청구를 준비했다. 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상벌위의 징계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는 징계 대상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은 긴 고심 끝에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수호신(서울 서포터즈)을 비롯한 많은 팬분들께서 성금 및 1인 시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백종범을 아낌없이 격려해 주심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에 대한 보답은 서울과 선수단이 정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물을 전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신 사랑에 꼭 보답 드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더불어 모아 주신 성금은 서울이 수호신과 잘 협의해 뜻있고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은 같은 날 물병 투척 사실을 자진 신고한 팬 124명에게 홈 경기 무기한 출입금지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인천은 "구단은 물병 투척이 일어난 경기 이틀 뒤인 지난 13일부터 투척 인원 자진 신고제를 운용했다. 해당 경기에서 확인한 그라운드 내 물병은 총 105개이며, 지난 19일까지 자진 신고한 인원은 총 124명이다. 인천 구단은 지난 22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법조계, 인천시, 그리고 구단 이사진 및 임원 등의 위원과 함께 자진 신고 인원의 징계 내용을 확정했다. 자진 신고한 인원들은 무기한 출입이 금지된다. 다만, 구단이 지정한 봉사활동을 100시간 이수할 경우 징계 해제가 가능한 조건부"라고 설명했다. 홈 경기 경기장 전 구역 물품 반입 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며, 응원 물품 사전 신고제도 운용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제재금 2000만원은 자진 신고자에게 자발적으로 모금 받을 예정이다. 특히 부족한 금액은 전달수 대표이사가 구단 총 책임자로서 개인적으로 부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