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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워"→"희생양 삼지 마!"...김민재 공개 저격했던 투헬의 태세전환, 갑자기 감싸준 이유는?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5-04 01:53

수정 2024-05-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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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워"→"희생양 삼지 마!"...김민재 공개 저격했던 투헬의 태세…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토마스 투헬이 김민재를 향해 갑작스럽게 다른 태도를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4일(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슈투트가르트와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직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한 바이에른은 이번 경기에서 경기력 유지 이후 레알 원정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헬은 직전 레알과의 경기 후 기자회견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투헬에게 김민재에 대한 질문은 빠지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레알과의 경기 당시 두 번의 실점 장면에 모두 관여되며 팀 승리 기회를 망친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전반 24분 김민재가 전진한 틈을 노려 크로스가 뒤로 침투하는 비니시우스를 향해 패스를 건넸다. 비니시우스는 김민재를 따돌리고 순식간에 바이에른 박스 안으로 전진해 깔끔한 슈팅으로 노이어까지 뚫어내며 골문을 갈랐다. 후반 37분에도 호드리구의 박스 안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김민재가 파울을 범하며 그대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는 실수 없이 바이에른 골망을 제대로 갈랐다.

경기 후 투헬은 김민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김민재가 그렇게 공격적으로 차단했으면 안 된다. 센터백은 그렇게 차단해서는 안 된다"라며 "너무 욕심이 많았다. 공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았기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너무 쉽다. 그를 도울 수 없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공이 플레이되기 전에 공격적으로 반격에 동참하는 것은 욕심쟁이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비판이 쏟아진 김민재는 경기 후 아쉬움과 함께 짧은 한국말 사과만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독일의 티온라인에 따르면 김민재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을 지나가며 인터뷰 대신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출구로 향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투헬은 김민재에 대해 완벽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투헬은 "당시 하프타임에도 김민재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그날 일은 명확하다. 욕심으로 볼을 뺏는 것 외에도 다른 수비적은 선택 사항이 많았다 상대 선수와 가까이 있어도 되지만, 좀 더 수동적인 수비를 해야 한다"라며 먼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하고, 그런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상대한테 공이 가기 전에 뺏길 원한다. 하지만 레알이라는 정상급 팀을 상대로 2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일을 이해한다. 의도 자체는 좋았기 때문이다"라며 김민재의 수비 실수를 감싸주는 발언을 했다.

또 "김민재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그를 지지하며, 도울 것이다. 때로는 자제시키면 된다. 그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또한 최근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았기에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김민재는 우니온 베를를린과 아스널을 상대로 잘했고, 훈련도 잘했다. 그를 손가락질하고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김민재는 우리의 지지와 믿음을 받고 있다"라며 갑작스러운 지지 선언까지 남겼다.

지나치게 많은 비판을 받는 김민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투헬의 언급은 꼭 필요했던 발언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실수가 돋보이기는 했으나, 첫 번째 실점 당시 바이에른 수비 전체가 흔들렸던 점을 고려하면 과중한 비판을 받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김민재에 대한 투헬의 공개 비판으로 이미 김민재가 언론과 팬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은 더욱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예상 가능한 이유는 바로 김민재의 자신감 회복이다. 투헬은 슈투트가르트전 선발에 대해서도 김민재 선발 여부에 대해 "아마 출전할 것이다"라며 출전 사실을 인정했다.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다욧 우파메카노가 부상 문제로 출전이 어렵기에 김민재밖에 선택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재가 레알전 실책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기세마저 꺾인다면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기에, 기를 살려주기 위한 공개 발언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미 너무 많은 비판을 받았기에 이번 발언이 확실히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일의 빌트는 '안첼로티는 무승부에도 투헬 감독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안드리 루닌의 실수를 비난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그가 존경받는 이유'라며 투헬의 김민재 비판이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미 예상한 바 있다.

레알전에서의 아쉬운 부진에도, 당장 바이에른에는 김민재 외에 선택지가 없다. 다시 믿음을 보인 투헬에게 김민재가 경기력으로 다시 기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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