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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원권 자진 사퇴' 대구, 후임에 '베테랑' 박창현 홍익대 감독

박찬준 기자

입력 2024-04-21 00:03

수정 2024-04-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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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권 자진 사퇴' 대구, 후임에 '베테랑' 박창현 홍익대 감독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구FC가 베테랑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박창현 홍익대 감독(58)이 소방수로 낙점됐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구가 차기 감독으로 박창현 감독을 점찍었다. 이미 양측은 교감을 마쳤고, 사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는 풍부한 경험을 지닌 박 감독을 앞세워 반등에 나선다. 박 감독은 무려 14년만에 K리그 무대로 복귀한다.

대구는 초반 격량에 휨싸였다. 대구는 개막 후 1승3무3패에 그치며, 11위로 추락했다. 부진한 경기력에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6라운드부터 최원권 감독 사퇴 걸개가 걸리기 시작했다. 17일 코리아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K리그2의 충북청주에게 까지 패하자, 팬들은 버스까지 막으며 최 감독의 퇴진을 외쳤다. "사퇴가 가장 편한 길"이라며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던 최 감독은 팬들의 거센 분노에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충북청주전을 끝으로 사퇴를 결심했다. 지금 변화를 주지않으면 대구가 올 시즌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책임감도 그의 마음을 바꿨다.

최 감독은 18일 오전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만류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최 감독의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구단도 최 감독의 뜻을 받아들여야 했다. 시의 재가를 받아, 19일 오후 결별 발표를 했다. 갑작스러운 최 감독의 사퇴에 대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21일 홈에서 펼쳐진 대전하나시티즌전은 정선호 코치 체제로 치렀다.

대구는 빠르게 팀을 수습할 수 있는 감독을 찾았고, 그게 바로 박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포항에서 꽤 알아주는 공격수였던 박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한양대 코치, 감독을 거쳐 2008년 친정팀 포항으로 돌아왔다. 박 감독은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을 보좌해, FA컵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월드컵 3위 등을 이끌었다. 당시 파리아스 감독이 발굴한 유망주들 대부분이 박 감독의 작품이었다는 것은 축구계에 잘 알려진 이야기다.

박 감독은 2010년 갑작스럽게 팀을 떠난 파리아스 감독 후임으로 부임한 레무스 감독이 최악의 지도력을 보이자, 감독 대행으로 포항의 지휘봉을 잡았다. 박 감독은 파리아스식 축구에 자신만의 축구를 녹여,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이며 위기에 빠진 포항을 9위까지 올려놓았다. 박 감독은 이후 정명고로 자리를 옮겨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지도력을 과시했고, 양천FC를 거쳐 2017년부터 홍익대를 이끌었다.

홍익대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하위권이던 홍익대를 다시 대학축구 정상급 반열로 이끌었다. 부임 10개월만에 1,2학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추계대학연맹전에서 26년만의 결승 진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홍익대에서 울산 HD에서 놀라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동경, 대구와 올림픽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윙백 황재원 등을 키워냈다. 올 시즌에도 4승1무, 무패로 U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경험과 능력을 갖춘 박 감독을 향해 K리그팀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사인 근처까지 간 적도 있었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홍익대에 집중하던 박 감독을 향해 대구가 손을 내밀었다. 주로 내부 승격으로 답을 찾던 과거와 달리, 대구는 외부 수혈로 가닥을 잡았다. 이름값보다는 실력에 초점을 맞췄고, 전술은 물론 육성에 강점이 있는 지도자를 찾았다. 그래서 픽한 것이 박 감독이다. 박 감독도 고민 끝에 대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 감독은 홍익대를 정리하고 대구행을 택했다.

박 감독은 대전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빠르게 새판짜기를 위한 구상에 나섰다. 대구는 빠르게 박창현호로 전환하며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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