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구]"선수들 두고 갈 수 없었다" 창단 2개월 만의 우승, 이창원 동명대 감독의 눈물 젖은 1년

김가을 기자

입력 2024-02-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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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두고 갈 수 없었다" 창단 2개월 만의 우승, 이창원 동명대 감…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통영=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개인적으로는 (다른팀) 갈 수 있었지만…."



창단 2개월 만에 우승을 일군 이창원 동명대학교 감독이 환희의 순간 눈물 젖었던 '그때'를 떠올렸다.

동명대학교는 27일 경남 통영의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아주대학교와의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극장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12월 돛을 올린 동명대는 창단 2개월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상에 오른 이 감독은 "창단 두 달 만에 우승했다. 아마추어 축구계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동명대를 창단 뒤 안착시키는 데 정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부산광역시 남구 신선로에 위치한 동명대는 대학축구 '신생팀'이다. 2023년 12월 20일 창단식을 진행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학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동명대는 조별리그 10조에서 레이스에 돌입했다. 첫 경기에선 제주국제대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청주대(2대1)-남부대(3대0)-성균관대(3대1)-홍익대(3대2)-경희대(1<6PK5>1)를 연달아 잡고 정상까지 정복했다.

이 감독은 "자신은 있었다"고 했다. 그는 포항제철중-포철공고-영남대를 거쳐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K리그에서 143경기 소화했다. 은퇴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 감독은 포항, 대전 등 프로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옌볜(중국)에서 외국인 지도자 생활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포항제철고를 맡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다. 포항제철고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K리그 유스 무대 우승을 차지했다. 황희찬(울버햄턴) 등이 이 감독의 제자다.

이 감독은 2021년 대구예술대를 맡아 대학무대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대구예술대는 불모지와 같았다. 그는 기초부터 다지고 원팀으로 뭉쳐 2022년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정상에 올랐다.

환희의 순간 어둠이 몰려왔다. 축구부 지원이 끊긴다는 날벼락 소식을 들은 것이다. 이 감독은 "대구예술대에서 지원이 없다고 했다. 우승한 뒤라 '이건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학교 얘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됐다.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학교가 어려워서 그런 것이었다. 가장 먼저 선수들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쪽 코치 등도 (얘기) 있었지만, 선수들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명대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줬다.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자유다'라고 했다. 선수들이 나를 따라와줬다. 13~14명이 같이 넘어왔다. 그만큼 나를 믿고 따라왔다. 선수들이 '선생님 밑에 있겠다'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실제로 동명대 1~2학년은 2002년생부터 2005년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이전의 학교를 자퇴한 뒤 새 학교로 재입학했기 때문이다. 선수들 입장에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오직 이 감독을 믿고 새 도전에 나섰다. 그만큼 그의 지도력은 정평나 있다. 이 감독은 팬들 사이에서 '과르디 창원'으로 불린다. 주세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이름을 수식어로 얻은 것이다.

이 감독은 "포항제철고 감독을 할 때 맨시티(잉글랜드) 경기를 정말 많이 봤다. 팬들이 물어보셔서 주세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영상을 많이 본다고 했다. 그때부터 '과르디 창원'이라고 불러주신다"며 웃었다.

동명대에서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뗀 이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노력을 했기에 운도 따라줬다. P급도 취득했다.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더 높은 곳에서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어떤 대회를 나가든 꼭 우승이 아니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생각으로 지도자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항상 도전한다. 우승했다고 끝이 아니다. 동명대 총장님께서 20억원 들여서 국제규격의 운동장, 2억원 투자해 버스도 투자해주기로 약속했다. 지역 축구가 많이 죽고있다. 부산, 크게는 경남 지역에서 우뚝 설 수 있는 또한 모범이 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통영=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수상 내역

▶최우수선수상=박겸(동명대)

▶우수선수상=배서준(아주대) 신치호(단국대) 최선우(경희대)

▶득점상=민동후(동명대) 성기완(아주대·이상 3골)

▶도움상=조상혁(아주대·4개)

▶수비상=한현서(동명대)

▶골키퍼상=하준서(동명대)

▶수훈상=문영준(아주대)

▶최우수지도자상=이창원 감독, 이승준 코치(이상 동명대)

▶우수지도자상=하석주 감독, 김기형 코치(이상 아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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