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의 분수령은 '경험'이었다. 기본 전력에선 당연히 강원의 우위였다. 김포는 올 시즌 K리그2 3위라는 아무도 예상 못한, 기적같은 성과를 거뒀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김포 고정운 감독도 경기 전 "촌놈들이라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경기의 포인트는 초반이었다. 고 감독은 "5~10분이 지나면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를 잘 넘기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고 감독의 예상대로였다. 초반 다소 얼어있는 김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탄탄한 조직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반 슈팅수 4대8, 점유율 36대64로 절대 열세였지만, 후반에는 슈팅수 3대4, 점유율 47대53으로 그 격차를 줄였다. 강원이 가브리엘 등 아껴뒀던 외인 공격수로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김포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갈레고의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 정도를 제외하면 김포는 이날 강원에 위험한 장면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 속 골대 바로 앞에서 때린 김태한의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김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윤정환 감독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경기였다"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감까지 더한 김포는 이제 강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며, 원점에서 2차전을 맞이한다. 오히려 분위기나 체력에서는 김포가 앞선다. 윤 감독은 "연이은 원정 경기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설상가상으로 강원은 윤일록의 부상까지 겹쳤다. 원정 분위기는 또 다르지만, 김포는 홈보다는 원정에서 더욱 강한 팀이었다. 김포의 '많이 뛰는' 축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 부담이 큰 강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