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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한 뼘 성장했다…천안을 뜨겁게 달군 K리그 U-15 챔피언십 성료

윤진만 기자

입력 2023-08-22 14:46

수정 2023-08-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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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한 뼘 성장했다…천안을 뜨겁게 달군 K리그 U-15 챔피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천안=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 U-15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울산 U-15(현대중) 주전 골키퍼 최주호는 대회 프로필에 적힌 신장 1m85를 1m92로 직접 정정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키가 7㎝ 훌쩍 컸다. "이제 그만 크고, 힘이 붙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최주호가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키가 작은 편이었다"고 귀띔했다.



최주호가 1년 사이에 큰 키만큼 중학생 축구 꿈나무들은 '2023년 GROUND.N K리그 U-15 챔피언십'을 통해 선수로서 한뼘씩 성장했다. K리그 클럽 유스팀이 모두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프로팀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열흘 넘게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승리를 향해 온몸을 던지는 것만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치가 쌓인다. 성장의 자양분이다.

울산 U-15팀의 챔피언십 첫 우승을 이끈 김호유 감독은 "그 전까지 성적이 안 좋아서 리그에서도 그렇고 아이들이 침체된 분위기였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산중과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하며 우승을 이끈 최주호는 "울산이 이번 대회를 통해 잘 뭉치는 팀이 됐다"며 선수 개인뿐 아니라 팀으로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유소년 대회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은 두고두고 선수들에게 자산이 된다.

이것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중시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대회 운영 취지에 완벽히 부합한다. 연맹은 2008년 K리그 전 구단 유소년 시스템을 의무화한 뒤 다양한 유소년 정책을 펼쳐왔다. 연중 주말리그인 'K리그 주니어리그'를 실시했고, 2014년 유소년 클럽 시스템 운영세칙을 제정했다. K리그1, 2 소속 모든 구단이 산하에 각 연령별(U18, U15, U12) 유소년 클럽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연맹은 2015년 '유소년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경험의 기회 제공' 취지로 K리그 구단 유스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챔피언십을 창설했다. U-18과 U-17(고등부)을 시작으로 3년 뒤인 2018년 U-15와 U-14(중등부), 2019년 U-12와 U-11(초등부)로 대회 규모를 키워나갔다. 중등부 대회의 경우, 올해로 5년째다.

연맹은 2019년부터 유소년 선수들의 주요 피지컬 데이터를 측정했고, 최근엔 선수 컨디션 관리와 부상 예방에 도움을 주는 자기관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 구단별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진단하기 위해 유스 분야의 클럽 라이센스인 '유스 트러스트'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K리그 내 유스 출신 선수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209명(25.7%)이었던 K리그 유스 출신 선수들의 비중이 2022년 313명(36.6%)으로 늘었다.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은 매년 오현규(수원 U-18) 권혁규(부산 U-18) 정상빈(수원 U-18) 강성진(서울 U-18) 김지수(성남 U-18) 같은 대표급 선수를 꾸준히 배출했다. 연령별 대표로 뛰고 있는 최주호, U-15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김민찬(울산), 7골을 넣으며 득점상을 차지한 정현웅(서울), 베스트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황정호(울산) 등은 제2의 오현규, 제2의 김지수가 되어 프로 무대, 유럽 무대, 나아가 국가대표로 뛰는 걸 꿈꾼다. 조현우(울산)와 다비드 데헤아(전 맨유)가 롤모델이라는 최주호는 "프로 선수와 국가대표로 뛰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에선 승자는 갈렸지만,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 U-15 선수들도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서울은 사실상 경기가 기운 후반 추가시간 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승부차기에서 졌지만, 포기하지 않을 때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천안=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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