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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핵심은 '센트럴 손', 고민은 이강인과의 '공존'

박찬준 기자

입력 2023-03-26 16:20

수정 2023-03-2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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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핵심은 '센트럴 손', 고민은 이강인과의 '공존'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03.24/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클린스만호의 핵심은 '센트럴 손'이다. '캡틴'이자 '에이스' 손흥민(31·토트넘)을 왼쪽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배치한 전술이다. 물론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 출신)도 심심치 않게 '센트럴 손' 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클린스만식 사용법과는 차이가 있다. 벤투 전 감독이 손흥민을 패스나 연계에 초점을 맞춘 '미드필더'로 활용한 반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 출신)은 골을 노리는 '공격수'로 사용했다.



손흥민의 골잡이로서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클린스만식 해법은 큰 효과를 봤다. 손흥민은 2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물론 첫 골은 상대 실수, 두번째 골은 프리킥 득점이었지만, 손흥민은 이날 대단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은 2선과 최전방을 오가며 골을 노렸다. 동시에 공격적이었다. 콜롬비아전서 대표팀이 기록한 9번의 슈팅 중 손흥민의 몫이 4번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그간 대표팀에서 슈팅을 다소 아낀다고 했던, 과거의 손흥민이 아니었다.

세부 전술 역시 손흥민에 맞춰졌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식 축구를 상당 부분 차용했지만, 공격에서는 변화를 줬다. 손흥민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상대 문전 쪽으로 길게 때리는 패스가 많았다. 최전방에 포진한 조규성(전북 현대)은 손흥민의 속도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고, 좌우 미드필더를 '반대발 윙어'로 배치해 속공과 중앙 연계에 포인트를 맞췄다. 왼쪽에 오른발잡이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역습시 중앙으로 파고들며 손흥민을 보좌했고, 오른쪽에 자리한 왼발잡이 이재성(마인츠)은 중앙으로 이동하며 허리싸움과 패스플레이를 이끌었다.

이러한 형태의 전술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고, 클린스만 감독 역시 만족감을 표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손흥민을 프리롤로 활용하겠다"고 못박았다.

'센트럴 손'이 클린스만호의 핵심 전술로 자리잡으며. '골든보이' 이강인(22·마요르카)과의 공존법이 숙제로 떠올랐다. 이강인은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클린스만 감독도 부임 후 꾸준히 이강인에 대한 칭찬을 보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강인의 콜롬비아전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강인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였던 2선의 중앙은 손흥민이 차지했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정우영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의 위치는 왼쪽 미드필더였다. 23분 나상호(FC서울)가 이재성 자리에 들어가자, 오른쪽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른발의 나상호를 왼쪽, 왼발의 이강인을 오른쪽에 두며 '반대발 윙어' 전술을 고수했다. 문제는 이강인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오른쪽도 설 수 있지만, 이강인은 중앙에서 베스트, 아니면 왼쪽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강인은 몇 차례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대했던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중심에 손흥민을 뒀다. 그리고 이 카드가 위협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과연 손흥민 다음 가는 이강인이라는 카드를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까.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우루과이와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둔 클린스만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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