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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체력방전' 제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 쐈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2-09-07 21:20

'체력방전' 제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 쐈다
대구 제카.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7일 경북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성남FC의 2022년 하나원큐 K리그1 30라운드 경기.

이날은 양팀 모두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대구는 12경기 연속 무승(6무6패)에 허덕이고 있었다. 반전이 없다면 자칫 자동강등인 순위표 맨 밑으로 떨어질 위기였다. 특히 대구가 안방에서 승리를 맛본 건 지난 6월 21일 제주전이 마지막이었다.

K리그1 꼴찌 성남도 자동강등을 피해야 하는 상황. 최근 김남일 감독 사퇴 이후 정경호 감독대행이 성남 지휘봉을 잡은 뒤 2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는 상당히 향상됐다. 성남은 대구를 잡고 승점차를 1점으로 줄여야 스플릿 시스템 가동 전까지 남은 3경기에서 탈꼴찌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경기 전 양팀 사령탑은 결연한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최원권 대구 감독대행은 "성남은 현재 최하위에 처져있지만, 활동량과 개개인 기량으로 보면 우리가 나을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성남을 이기려면 그라운드 위에서의 태도가 중요하다. 상대 패턴은 영상을 통해 숙지했다. 더 이상 팬들에게 실망시켜선 안된다"고 전했다.

정경호 성남 감독대행은 "외인 선수들이 울산전이 끝난 뒤 감동받았다고 하더다. 팀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래서 자신들도 대구전 승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승점 6점'짜리 승부였다. 해결사는 대구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외국인 스트라이커 제카(25)였다. 전반 18분 세징야의 오른쪽 코너킥을 상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든 정태욱이 헤딩으로 연결, 성남 최필수 골키퍼가 막아내자 문전에 있던 제카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제카는 그 동안 외로웠다. 세징야와 고재현 등 공격 파트너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면서 득점력 부재에 빠졌다. 제카는 최근 대구가 12경기 무승을 할 동안 단 두 골을 넣는데 그쳤다. 그 사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방전됐지만, 쉴 수 없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돌아왔다. 세징야를 비롯해 고재현과 김진혁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힘이 난 제카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다. 제카는 78일 만에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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