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흔들리는 이랜드, 정정용 감독의 이례적 작심 발언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8-19 00:12

수정 2021-08-20 06:20

흔들리는 이랜드, 정정용 감독의 이례적 작심 발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의 이례적 작심발언.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상황은 이렇다. 이랜드는 1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홈경기서 0대1로 패했다. 홈 3연패. 이랜드는 9위(승점 24)에 머물렀다. 경기 뒤 정 감독은 "홈에서 패해 팬들께 죄송하다. 남은 12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바로 뒤 정 감독은 "그룹, 구단, 선수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기본적인 존중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논란에 입을 뗀 것이다. 정 감독 부임 후 계획에 맞지 않는 투자가 이어지면서, 그룹이 축구단에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19년 12월 정 감독은 '친정팀'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프로 무대에 도전했다.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구단의 상황 때문이었다. 2014년 창단, 이듬해 K리그2(2부 리그)에 합류한 이랜드는 줄곧 흔들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 그라운드 안팎으로 흉흉한 소문까지 돌았다. 구단이 축구단 운영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사령탑의 무덤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무려 6명의 지도자가 오갔다.

구단은 반성했다. 삼고초려 끝에 정 감독을 선임했다. 변화를 약속했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투자와 지원은 단순히 '돈'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스템 자체를 바꾼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 모든 것이 단기간에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인정했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당초 계획과 달리 올 시즌 목표로 승격을 정조준했지만 기본적인 큰 그림은 3년 프로젝트였다. 정 감독은 3년 동안 이랜드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룹이 불안정한 시각으로 구단을 보고 있다는 외부의 이야기와 달리, 그룹은 정 감독 부임 후 꾸준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팀을 끌어가고 있다. 이랜드는 올 시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임대생이던 레안드로와 이상민을 완전 영입했다. 고바야시 유키, 김인성도 품에 안으며 장기적 안목으로 스쿼드를 쌓아가고 있다. 구슬을 꿰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는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승격, 나아가 승격 후 1부리그에서 살아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룹과 구단이 의기투합하고 있는 결과다. 정 감독은 차근히 진행되는 과정 속 자칫 외부 잡음이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고 있다.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격정 토로를 한 이유다.

근거 없는 낭설에 구단 내부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은영 사무국장은 "그룹의 기조는 변함 없다. 오히려 정 감독께서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그룹에서는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잡아야 한다는 의지다. 약속했던 대로 긴 호흡으로 팀을 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잡음을 지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승리다. 이랜드는 22일 전남 드래곤즈와 격돌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