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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코칭스태프 2명 또 코로나 양성...인도네시아협회,韓지도자 보호 뒷전?[단독]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4-10 16:52

수정 2021-04-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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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코칭스태프 2명 또 코로나 양성...인도네시아협회,韓지도자 보호…
사진출처=인도네시아축구협회SNS

지난달 말 신태용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이 코로나19 확진 후 급거 귀국한 데 이어, 이달 초 귀국한 신태용호의 코칭스태프 2명도 현재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국내 지역 방역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 2명은 지난 2일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 한 시설에 격리중이다.

코로나 시대,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의 자국 대표팀 코칭스태프 건강 관리와 관련 심각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현재 인도네시아 코로나 누적 확진자수는 총 155만8145명, 신규 확진자는 5265명, 사망률은 아시아 대륙에서 중국(5.1%), 아프가니스탄(4.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2.7%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대표팀은 지난해 말부터 팀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3월 초 22세 이하 대표팀 훈련 직후 선수와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줄줄이 코로나에 감염됐다. 이들과 동고동락해온 신 감독 역시 증상을 느꼈지만 20일 네 번째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후에야 현지 병원에 입원해 지병 악화 사실을 발견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자비로 에어앰뷸런스를 구해 급거 귀국, 2주간 치료를 마치고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지만 이번엔 한국인 코칭스태프들의 재확진 소식이 전해졌다. 3월 초 확진 판정 후 회복해 음성 판정을 받고 휴가차 입국한 코칭스태프 중 일부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대표팀은 6월 8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4월 말까지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몸을 추스린 후 인도네시아로 복귀할 계획이지만 '코로나 트라우마' 속 대표팀의 심신 관리를 위한 협회의 경각심과 대처가 시급해 보인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자타공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인들이다. 대한민국 축구 팬들이 아끼는 소중한 자산이다. 축구가 삶터이자 일터이자 전부인 이들은 인도네시아대표팀을 위해 몸 사리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축구보다도 승리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과 안전, 인권이다. 신태용호의 코칭스태프들이 3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코로나와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구촌 어디서든 누구든 자신도 모르는 새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 시대다. 문제는 자국 대표팀 지도자들의 신병과 건강에 치명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국가와 협회의 방식이다. 이는 문화의 차이가 아닌 보편적 상식의 문제다.

대한축구협회는 코로나 시대, 갖은 시련 속에서도 카타르월드컵을 준비중인 파울루 벤투 감독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최종전 이후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가 가족과 연말연시를 보낸 벤투 감독은 2월 9일 귀국했고 협회의 지원속에 자택에서 안전하게 2주 격리를 마쳤다. 3월 한일전에서 대패 후에도 협회는 짐을 나누어 졌다.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힘을 실었다. 일단 믿고 뽑았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이것이 협회의 소임이라는 기본 원칙이다.

2019년 12월 '독일전 역전승의 신화' 신 감독을 영입할 당시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의 꿈을 노래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의 영광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그 첫날의 약속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월드컵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한일월드컵 4강 역사는 국민적, 국가적 지원과 절대적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포츠는 결국 '기세'다. 진심을 다한 지원이 사기를 북돋우고,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코로나를 이겨낸 후 다시 국경을 넘어야할 대한민국 축구인들의 건강이 심히 걱정스럽다. 신태용호의 사례는 인도네시아 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과 함께, 향후 한국 지도자들의 인도네시아행을 재고하게 할 여지도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약속, 철저한 관리와 지원이 절실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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