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K리그 레전드' 이동국(41·전북 현대)이 23년 간의 프로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1998년 고향팀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프로 데뷔했던 '라이언킹' 이동국은 선수 인생 마지막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26일 직접 SNS를 통해 선수 은퇴 결정을 팬들에게 알렸다. 이동국은 '올 시즌을 끝으로 내 인생의 모든 걸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푸른 잔디 경기장을 나섰던 기억, 유니폼을 입고 뜨겁게 제 이름을 불러주셨던 팬들의 환호, 그리고 팬들과 함께 했던 모든 기쁨과 영광의 순간들을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하며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 다가오는 홈 경기가 등번호 20번을 입고 팬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온다'고 전했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이동국은 선수 은퇴 결정을 두고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우리 구단에 8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전설이다. 그런 위대한 선수가 어렵고 힘든 결정을 했다. 박수칠 때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구단을 찾아와 얘기를 나눴다. 최고의 지도자가 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선수 은퇴 이후 계획이 서면 서로 얘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K리그 역사에서 기록적인 선수로 남게 될 것 같다. 포항제철공고 졸업 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 데뷔했다. 19세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1998년 프랑스월드컵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반듯한 외모와 모범적인 자세로 늘 좋은 이미지를 팬들에게 심어주었다. 하지만 그의 20대는 불운했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꼬였다. 독일 베르더 브레멘과 잉글랜드 미들즈브러 진출은 '용기있는' 도전으로 좋은 경험에 그쳤다. 성남 일화로 돌아온 이동국은 2009년초 전북 현대로 이적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김상식(현 전북 코치)과 함께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의 부름을 받은 이동국은 이후 10년 이상 '전북 천하'를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이동국은 우승 트로피를 원없이 들어올렸다. K리그 우승 7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회 우승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전북이 우승하면 이동국의 우승 커리어는 총 9번이 된다. 특히 2009년 전북 이적 첫 해 전북의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자신도 득점왕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