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000명의 사망자를 낸 지진으로 네팔 국립 경기장과 같은 축구시설이 무너졌다. 이에 앞선 2013년에는 리그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2015년에는 가네쉬 타파 네팔 축구협회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국제축구연맹으로부터 10년 활동중단 징계를 받았다.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활약 중인 네팔 대표급 선수들은 이런 여러 이유로 공식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네팔 내셔널 리그는 5년 공백 끝에 지난해 재개했지만, 시즌이 2~3개월이면 끝나 여러모로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난 1월 네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웨덴 출신 요한 칼린 감독은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네팔 축구계엔 뼈아픈 시간이었다"면서 "우리 대표팀이 사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카트만두에 딱 한 곳 존재한다.(다샤라스) 그마저도 여자팀, 유스팀과 공동으로 사용한다. 학교 대항전 등도 이 경기장에서 개최한다. 그러다 보니 대표팀이 훈련장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네팔 축구의 현실을 전했다. 네팔은 지난달 6일 쿠웨이트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B조 1차전에서 0대7로 참패했다.
호주전 6일 뒤 요르단 암만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칼린 감독은 "우린 언더독"이라면서 "호주 선수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 팔, 두 다리가 달린 건 똑같다. 현실을 깨달아야 하겠지만,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단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 독일, 셀틱과 같은 리그(팀)에서 뛰는 호주 선수들을 상대하는 건 네팔 선수들에게 위대한 경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여기서 버티지 못하면 네팔 어린이들은 다른 스포츠를 선택할 것"이라며 사명감을 안고 월드컵 예선 8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