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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우승, 102골, 빅게임 플레이어, 베일이 베컴이었다면…

윤진만 기자

입력 2019-07-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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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우승, 102골, 빅게임 플레이어, 베일이 베컴이었다면…
가레스 베일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떠날 운명에 놓인 가레스 베일(30·레알 마드리드) 상황을 두고 영국 일부 언론이 꺼낸 단어는 '리스펙트'다.



지난 6년간, 유럽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포함해 총 13개의 트로피를 안기고, 지네딘 지단의 두 배가 넘는 102골을 터뜨린 선수가 존중받지 못한 채 떠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22일자 기획기사에서 베일이 해외리그에서 활약한 역대 영국 출신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케빈 키건(함부르크) 존 찰스(유벤투스)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 LA 갤럭시, AC 밀란, 파리 생제르맹) 폴 램퍼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스티브 맥마나만(레알 마드리드) 등도 '성과'면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고.

또한, 레알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라울 곤살레스, 지단, 루이스 피구, 호나우두(브라질)보다도 많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과, 2014년 코파델레이 결승전, 2014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018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018년 FIFA 클럽 월드컵 결승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 점도 강조했다. '신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유벤투스)에 가려졌을 뿐, 누구보다 높은 기여도를 보인 선수인 건 분명하다.

BBC는 '하지만 이 모든 성과에도 불구하고 베일은 레알을 떠나더라도 홈팬과 감독으로부터 감정을 끌어내진 못할 것'이라고 현재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같은 날 보도에서 베일과 전 레알 선수인 베컴의 상황과 비교했다. 갈락티코 정책의 일환으로 2003년 영입된 베컴은 레알에서 총 159경기를 뛰며 20골을 넣었고 단 2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 매체는 '베컴은 여전히 레알 서포터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레알에서의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 한 가운데에서 작별 셀러브레이션을 했다. 그리고는 영국 국기를 목에 매단 채 경기장 북쪽을 향해 달려가 사진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고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당시 장면을 묘사했다.

이어 '베컴 역시 마지막 시즌에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파비오 카펠로는 베컴이 LA 갤럭시와 계약한 이후 절대로 경기에 투입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베컴은 영웅처럼 떠났다'고 적었다.

베일의 상황은 베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시즌 후반기 홈팬들은 베일을 향해 종종 야유를 퍼부었다. 마르셀로, 티보 쿠르투아 등 동료들은 스페인어를 하지 못하고 골프를 즐긴다며 베일에게 '부적응자' 이미지를 씌웠다.

결정적으로 지단 감독이 베일을 신뢰하지 않는다.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했지만, 친선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있다.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빠른 시일내에 이적이 성사되길 바란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지단 감독은 '지단의 레알'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베일이 떠나길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 메일'은 마르코 아센시오와 이스코 역시 지난시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베일이 '타깃'이 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베일 에이전트 조나단 바넷는 "지단은 무례하다. 레알에 많은 것을 안겨준 선수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하다"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지단 감독은 "선수가 친선경기에 뛰길 거부했다"며 맞섰다. 베일은 현재 중국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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