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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바라기' 손흥민, 싱가포르에서 꿈이루다

이건 기자

입력 2019-07-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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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바라기' 손흥민, 싱가포르에서 꿈이루다
사진제공=김혜진

[싱가포르국립경기장(싱가포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비앙코네리(이탈리아어로 흑백) 7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다가왔다. 네이비색의 7번 선수를 향했다. 서로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는 비앙코네리 7번이 먼저 유니폼을 벗었다. 네이비색 7번도 유니폼을 벗은 뒤 그에게 건냈다. 비앙코네리 7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네이비색 7번은 손흥민(토트넘). 두 7번의 우정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손흥민에게 잊지못할 밤이었다. 21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과 호날두의 격돌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2017~201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만난 적은 있다. 호날두는 당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고 있었다. 아쉽게도 둘의 첫 만남은 손흥민이 후반 44분 교체로 출전하면서 4분 남짓에 불과했다.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는 한 번 더 붙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결장했다.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손흥민은 호날두를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였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폭퐁같은 드리블로 세 명을 제쳤다. 4분에는 패럿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왼발 슈팅을 했다.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9분에는 손흥민이 뒷공간을 침투한 뒤 그대로 슈팅했지만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토트넘은 31분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골이 시작됐다. 토트넘은 역습에 나섰다. 손흥민이 달려갔다. 루가니를 앞에 놓고 개인기로 흔들었다. 그리고 뒤에서 달려들던 패럿에게 패스했다. 패럿이 그대로 슈팅했다. 부폰이 쳐냈다. 뒤로 흐른 볼을 라멜라가 마무리했다. 손흥민이 출발점이었다.

전반이 끝나고 두 선수는 나란히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호날두가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 손흥민에게 건냈다. 손흥민도 자신의 유니폼을 줬다. 손흥민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호날두 바라기'이다. 호날두를 목표로 축구 선수의 꿈을 이어왔다. 플레이 스타일도 호날두를 빼다박았다. 인터뷰에서도 "메시와 호날두 중 호날두를 좋아한다"고 밝힐 정도다. 호날두에게만은 유니폼 교환을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 그가 경기장에서 호날두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맞이했다.

경기는 토트넘의 3대2 승리로 끝났다. 손흥민은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아웃됐다. 이제 프리시즌 첫 경기였기에 미리 계획된 수순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싱글벙글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팬들에게 30분 동안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을 만났다. 그는 "호날두는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하고 꿈꾸던 선수이다. 같이 경기장에서 뛰어보는 것이 꿈이었다. 몇 번 경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못 뛰다보니 그런 이야기 할 시간이 없었다. 운이 좋게 그런 이야기 할 기회도 생기고. 사실 유니폼 교환 물어보는 것을 꺼린다.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절하게 받아줘서 편하게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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