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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정민 없었던' 정정용호, 강호와의 연습경기에서 남긴 것

김가을 기자

입력 2019-03-27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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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정민 없었던' 정정용호, 강호와의 연습경기에서 남긴 것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5일 오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했다. 이강인이 몸을 풀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3.25/

최정예는 아니었다.



지난 17일, 정정용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스페인 무르시아로 넘어갔다.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프랑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대비한 일정이다.

▶줄줄이 월반한 '핵심 멤버'

시작부터 삐걱였다. 정 감독의 계획과 어긋났다. 그는 U-20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2년 넘게 선수 조합을 맞춰봤다. 그 결과 이강인(발렌시아·스페인) 김정민(리퍼링·오스트리아)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 정우영(바이에른 뮌헨·독일) 등을 '핵심선수'로 하는 기본 틀을 완성했다. 지난 2017년 10월 파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0) 챔피언십 멤버다. 하지만 이들은 그 뒤로 한 번도 한 자리에 모이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줄줄이 '월반'을 했다. 이강인과 김정민은 A대표팀에 선발됐다. 조영욱과 전세진 이재익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뽑혔다. 설상가상으로 골키퍼 최민수(함부르크·독일)는 대학입학 시험 관계로 이탈했다.

이번 대표팀에 정우영이 가까스로 합류하기는 했지만, 팀 일정 관계로 뒤늦게 왔다. 정우영은 스페인에서 진행한 첫 번째 연습경기에서는 등번호를 부여받지 못했다. 양 팀의 합의 및 심판진 요청에 따라 급하게 13번을 사용했다.

▶빗나가지 않은 예상

핵심 일부가 이탈한 상황. 그나마 위안은 수비 자원은 대부분 합류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 감독은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수비 조직력 갖추기'에 집중하는 계획을 세웠다. 정정용호는 그동안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조직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고, 빌드업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정 감독은 우리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와 프랑스를 상대로 수비 점검에 나섰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0대1, 프랑스에 1대3으로 패했다. 두 경기에서 4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5분 만에 골을 내줬다. 빌드업 과정에서 수비 실수가 나왔고, 그대로 상대에 골을 허용했다. 프랑스전에서는 상대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다. 프랑스는 신장과 파워의 우위를 앞세워 경기에 나섰다. 당황한 선수들은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고, 결국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공격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득점을 해결했던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결정적 슈팅이 상대 골문을 빗나갔다. '마무리'가 부족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정우영이 프랑스를 상대로 넣은 프리킥골이었다.

▶유럽팀 '면역력' 높이고, 플랜B 구상도 가능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얻은 것도 있다는 점이다.

어린 선수들은 유럽팀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다. '면역력'을 높였다. 연령별 대표팀은 유럽팀과 겨룰 기회가 많지 않다. 지난해 수원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프랑스 툴롱컵, AFC U-19 챔피언십 본선 등에서 치른 16차례 경기 중 타대륙 국가와의 대결은 다섯 번에 불과했다.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아시아대륙 외 국가를 만나면 늘 고개를 숙였다. 멕시코와 프랑스를 상대로는 각각 1대4로 패했다. 스코틀랜드와 토고에도 각각 1대2로 졌다. 모로코에 1대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이다. 지난해 프랑스와 격돌했던 조영욱은 "초반에 너무 긴장했다. 제대로 준비를 하기도 전에 골을 내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주축 선수가 일부 빠졌던 만큼 '플랜B'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정정용호의 가장 큰 걱정은 '베스트 차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 감독이 이강인 정우영 김정민 등을 차출하려고 해도 구단 상황에 따라 합류가 어려울 수 있다.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경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불가피하게 틀어질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정 감독은 이를 대비해 우크라이나, 프랑스전에서 최대한 많은 교체 카드를 활용해 선수 조합을 맞췄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27일 오후 2시4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정정용호는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강호와의 두 차례 대결을 통해 공수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 이제 채울 일만 남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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