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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대 박지성, 누가 역대 최고인가

박찬준 기자

입력 2019-0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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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대 박지성, 누가 역대 최고인가
사진=AP 연합뉴스

"손흥민은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다."



영국 국영방송 BBC의 평가다. 최근 손흥민은 연일 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도르트문트와의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결승골을 비롯해 4경기 연속골을 폭발시키고 있다. 범위를 넓히면 최근 12경기에서 11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손흥민은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BBC는 16일(한국시각) 뉴스라운드 코너를 통해 손흥민을 집중 조명했다. BBC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게된 사실, 축구인 출신 아버지 손웅정씨의 영향을 받은 점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손흥민의 놀라운 득점행진과 이타적인 성향 등을 전하던 BBC는 손흥민을 박지성(은퇴)을 넘는 아시아 최고 선수로 언급했다. BBC는 '손흥민에 앞서 유럽 무대에서 성공한 아시아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누구도 손흥민의 레벨은 아니었다'며 '맨유에서 뛴 박지성이 매우 큰 인기를 누렸지만 손흥민처럼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근접했던 적은 없다'고 전했다.

BBC의 단언과 달리, '손흥민 대 박지성, 누가 역대 아시아 넘버1 인가'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논쟁 중 하나다. BBC의 언급 대로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팀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던 박지성과 달리 손흥민은 개인 기량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 그리고 양발에서 뿜어나오는 놀라운 슈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정상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기록이 말해준다. 손흥민은 EPL 이적 단 4시즌만에 63골(컵, FA컵, UCL 포함)을 넣었다. 유럽 무대 전체를 통틀어도 337경기에서 112골이다. 빅리그에서, 그것도 주로 측면에서 뛴 공격수에게 3경기 당 1골은 놀라운 득점력이다. 반면 박지성은 맨유에서 7시즌 동안 총 27골을 넣었다. 유럽 통산 350경기에 나서 46골을 넣었다.

물론 박지성은 맨유 이적 후 수비적인 롤을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박지성은 축구사에 없던 '수비형 윙어'를 만들었다. PSV에인트호벤과 맨유 초창기 시절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박지성은 개인 기량으로 팀을 이끌고 나가는 '주연'보다는 팀 전술의 핵심을 소화하는 '언성 히어로'로 더 높은 가치를 받았다. 반면 손흥민은 해결사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매시즌 두자리수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공격수는 그리 흔치 않다. 손흥민은 혼자 힘으로 득점을 만들고, 온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개인 퍼포먼스만으로는 손흥민이 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여전히 박지성의 손을 들어주는 쪽도 만만치 않다. 이유는 세가지다. 박지성이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뛰었다는 점,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점, 그리고 국가대표로서 맹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박지성은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맨유에서 무려 7시즌을 소화했다. 물론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구상 속에 포함된 확실한 스쿼드 플레이어였다. 특히 빅경기마다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으며, 중용되기도 했다. 박지성은 스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4번의 EPL, 1번의 UCL,1번의 클럽월드컵 우승 등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박지성의 가치는 A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때 더욱 빛났다. '국대' 박지성은 확실한 에이스였다. 매 대회마다 똑부러지는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축구와 아시아축구사에 가장 빛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 모두 박지성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박지성은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유일한 아시아선수로 기록돼 있다.

반면 손흥민은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개인 수상은 벌써 박지성을 능가한다. 티탄스포츠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선수상만 벌써 4번째다. 아시아축구연맹이 공인한 아시아 국제선수상도 두번을 받았다. 박지성도 받지 못한 EPL 이달의 선수상도 두번이나 수상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하다. 국가대표로서도 여전히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활용법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듯 손흥민은 아직 대표팀에서는 100%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16강도 이뤄내지 못했다.

손흥민은 아직 커리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 모든 기록은 다 그의 발에 의해 바뀔 가능성이 높다. 빅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손흥민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아시아 넘버1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승 트로피와 월드컵 16강이 중요한 열쇠를 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만으로도 대단한 손흥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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