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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그날처럼, '어게인 2011' 노리는 독수리 최용수

김가을 기자

입력 2018-10-17 05:20

7년 전 그날처럼, '어게인 2011' 노리는 독수리 최용수
스포츠조선DB

2011년 4월 30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과 제주 간 치열한 혈투가 벌어졌다.

먼저 웃은 쪽은 제주였다. 전반 36분 박현범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FC서울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2대1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리의 환호, 그 뒤에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있었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를 통해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5일 만에 나선 경기였다.

당시 서울은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개막 7경기에서 1승3무3패를 기록했다. 결국 황보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고, 당시 수석코치였던 최 감독이 대행 자격으로 벤치에 앉았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최 감독은 홈에서 열린 지도자 데뷔전에서 제주를 2대1로 제압하며 활짝 웃었다. 위기에서 탈출한 최 감독과 FC서울은 이후 반등을 거듭하며 꽃길을 걸었다. 최 감독은 2016년 6월까지 FC서울 지휘봉을 잡고 2012년 K리그, 2015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18년 10월. FC서울이 또 한 번 '독수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FC서울은 지난 11일 최 감독을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갖춘 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상황은 7년 전과 비슷하다. FC서울은 리그 32경기에서 8승11무13패(승점 35)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8월 15일 수원전(2대1 승) 이후 9경기에서 3무6패를 기록중이다. 최하위 인천(승점 30)과의 격차는 불과 5점. 사상 첫 하위 스플릿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K리그2(2부 리그) 강등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최 감독이 소방수로 나섰다. 상암벌을 떠난 지 2년 4개월 만이다. 최 감독은 복귀하기 무섭게 훈련장으로 향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바로잡고, 반등을 꾀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그는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와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3라운드 원정경기부터 벤치에 앉는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감독 취임식 및 공식 기자회견도 미룬 채 복귀 후 첫 경기를 향해 한걸음씩 옮기고 있다.

최 감독은 지도자 데뷔 첫 승이었던 7년 전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어게인 2011'. 최 감독 체제로 개편한 FC서울은 7년 전 그날처럼 제주를 발판으로 반등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다시'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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