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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최용수 감독님 세리머니 몰랐다” VS 최용수 감독 “당황스럽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18-09-09 17:29

수정 2018-09-12 21:05

이승우 “최용수 감독님 세리머니 몰랐다” VS 최용수 감독 “당황스럽다”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전반 선취골을 성공시킨 한국 이승우가 환호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01/

"어, (이)승우가 모르고 했다고 하던가요?"



'독수리'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의 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1일 펼쳐진 대한민국과 일본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0-0으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3분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가 통쾌한 골을 폭발시켰다. 아시안게임 2연패의 다리를 놓은 귀중한 골.

이승우는 골을 넣은 뒤 미리 구상한 듯 일본 골문 뒤쪽 광고판으로 뛰어올랐다. 그 순간 방송 중계를 하던 최 감독이 당황했고, 안방의 축구팬들은 폭소가 터졌다. 최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카자흐스탄과의 1차전에서 똑같은 세리머니를 한 바 있다. 비록 최 감독은 광고판에 오르려다 넘어진 기억이 있지만, 이승우의 골 세리머니 덕분에 국민은 즐거운 추억을 떠올렸다. MBC에서 해설하던 안정환 위원도 절친 선배 최 감독의 세리머니가 생각난 듯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멘트를 날렸다.

반전이 있었다. 막상 광고판 위에 올라갔던 이승우는 최 감독의 세리머니였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이다. 이승우는 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최용수 감독님이 했던 세리머니라는 것을 몰랐어요. 나중에야 알았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최 감독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승우가 제가 했던 것을 모르고 했다고 하던가요. 엄청 당황스럽네요"라며 허허 웃었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이승우의 세리머니 덕분에 '레전드' 최 감독이 소환됐다는 사실이다. 최 감독은 "저는 해설을 하면서 선배들을 여럿 소환했는데, 승우 덕분에 저도 소환이 됐어요. 현장에서 그 장면을 지켜봤는데, 승우가 광고판 위에 올라갔을 때 동료들이 그를 잡아주더라고요. 그 점에서 우리가 '원 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죠"라고 말했다.

후배를 향한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최 감독은 "승우가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스타성이 있는 선수에요. 앞으로도 자신감을 갖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으면 합니다"라고 칭찬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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