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전은 꼭 잡았어야 할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뒀다. 기대 이상의 점수차였다. 그러나 17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선 전혀 다른 결과를 냈다. 1대2 패배. 앞서 열린 경기에서 바레인과 키르기스스탄이 1대1로 비겼다. 따라서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꺾으면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면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에 힘을 쏟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충격적인 패배로 가시밭길이 됐다.
일단 조 1위는 불가능해졌다. 아시안게임은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20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승리하고, 같은 날 말레이시아가 패하더라도 한국은 2위가 된다. 키르기스스탄전에 패하면 조 3위도 장담하지 못한다. 어디서든 이변이 도사리고 있다. 만약 E조 1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면, 경기장을 많이 옮겨 다닐 필요도 없었다. 1위 진출시 8강부터 결승까지는 똑같이 보고르의 파칸사리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그 기회가 사라졌다.
결코 쉬운 상대는 없었다. 대표팀은 비교적 쉬운 조 편성 결과를 받아 들고도 1위에 실패했다. 도전자의 입장이다. 당장 키르기스스탄부터 잡고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한다. 로테이션을 생각할 여유도 없어졌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하고 있다.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