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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베일 '살짝' 벗은 北, 日 격파 담금질

박상경 기자

입력 2017-12-07 19:30

수정 2017-12-0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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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살짝' 벗은 北, 日 격파 담금질
◇북한 선수단이 7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2017년 동아시안컵 첫 경기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선수단이 그라운드 위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북한이 베일을 걷어냈다.



예른 안데르센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은 7일 밤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2017년 동아시안컵 첫 경기 대비 공식 훈련을 실시했다. 안데르센 감독의 지휘 하에 그라운드에 들어선 북한 선수단은 가볍게 몸을 풀면서 일본전 승리 의지를 다졌다.

북한은 국제대회 출전 때마다 철저하게 '인(人)의 장막'을 펼치며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지난 5일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에도 다른 선수단과 개별적으로 도쿄 모처의 호텔에 숙소를 정한 채 머물고 있다. 대북 독자제재 중인 일본 정부는 미사일 도발 등을 이유로 북한 선수단의 입국 승인 여부를 고심했으나, 국제대회인 점을 감안해 제한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번 대회를 위해 방일한 북한 측이 개별적인 활용을 위해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허용되나, 출국시 소지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달아놓은 상태다. 또한 보안 인력을 호텔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대회 개최국 자격으로 일정을 주관 중인 일본축구협회 측도 이날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참가국 감독 4인의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대회 관련 질문만 해달라"며 신경을 쓰는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선수단이 경기 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날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대회 개최국인 일본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회 중 각 팀 별로 한 차례씩 공개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북한은 오늘"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된다. 믹스트존은 팀이 결정할 부분인데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측은 결국 믹스트존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날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훈련 초반 15분 뿐이었다.

예른 안데르센 북한 대표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수준 높은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 대회를 분석해보니 매 경기가 어려웠고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왔다"며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안데르센 감독의 말처럼 북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훈련 초반 진행된 스트레칭을 마치자 각 조를 이뤄 미니게임을 하면서 몸을 풀다가 벌칙자가 정해지면 '와~'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장난을 주고 받았다. 경직된 바깥의 분위기와 선수단 내부의 온도차는 확연했다.

북한은 오는 9일 오후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과 대회 첫 경기를 갖는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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