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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분석]'코파는 미중년' 뢰브 감독의 모든 것

임정택 기자

입력 2017-12-06 17:18

수정 2017-12-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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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는 미중년' 뢰브 감독의 모든 것
ⓒAFPBBNews = News1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57)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사람이다.



뢰브 감독의 사전에 '어중간'은 없다. 아예 별로든, 아니면 확 뛰어나든 뭘 해도 그는 극단적이다. 빼어난 외모에 잘 빠진 몸매, 그리고 멋들어진 패션 감각. 완벽에 가까운 미중년이지만 비위생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자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파는 미중년'이라고도 불린다. 뢰브 감독은 경기중 코를 판 손가락을 입에 넣는가 하면 바지에 손을 넣어 사타구니를 노골적으로 긁은 뒤 체취를 맡기까지 한다. 한 두번이 아니다. 그는 상습범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고픈 행위를 자유롭게 하는 뢰브 감독. 사랑도 뜨겁게 했다. 뢰브 감독은 만 17세였던 1978년 '피앙세' 다니엘라 뢰브를 만나 8년 열애 끝 1986년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까지 약 31년 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슬하에 자식은 없다.

'왜 자녀를 갖지 않는가.' '왜 아내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가.' 이를 둘러싼 수 많은 추측이 흘러나왔다. 급기야 2011년엔 '뢰브 감독 동성애자설'까지 독일 현지에서 고개를 들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한사코 입을 열지 않았던 뢰브 감독도 '게이설'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지금부터 내 아내에 대한 질문을 마음껏 해도 좋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 직후 동성애자설은 자취를 감췄다.

다른 모든 감독들처럼 뢰브 감독 역시 선수 출신이다.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하지만 잘 알려진 성과는 없다. '선수' 뢰브는 '완전 별로'였다. 독일 대표팀에 단 한 번도 발탁된 적이 없었다. 국내엔 '차붐' 차범근의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시절 백업 요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백업'이라는 말조차 후한 평가다. 뢰브는 로테이션급에도 못 미쳐 하부리그 클럽을 전전했고, 말년엔 '변방' 스위스 리그에서 뛰다 조용히 은퇴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능력은 딴판이다. 매우 출중하다. 1995~199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수석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내디딘 뢰브 감독은 당시 사령탑이던 롤프 프링거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처음부터 초보 티가 나지 않았다. 그는 팀을 리그 4위, 독일축구협회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7~1998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위너스컵 준우승을 달성했다.

터키, 오스트리아를 거치며 내공을 쌓은 뢰브 감독은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손을 잡고 독일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했다. 이후 2006년 독일월드컵 종료 후 클린스만 감독이 사임하자, 뢰브 감독이 그 빈 자리를 꿰찼다. '전설의 시작'이다.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무려 12년 동안 잡고 있다. 유로2008 준우승,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위, 유로2012 4강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그리고 유로2016에서도 4강에 오르는 등 뢰브 감독의 독일은 메이저 대회에 나서는 족족 호성적을 일궈냈다. 역대 독일 대표팀 최다승(106승), 최다 경기(158경기), 최고 승률(67.1%). 12년 간 뢰브 감독이 독일 축구사에 남긴 발자취다.

최강 전차군단을 이끄는 최고의 감독. 천문학적인 연봉을 내건 빅리그 명문 구단의 숱한 러브콜에도 독일 연방기(독일 국기 공식 명칭)를 택한 애국자. 세상의 짓궂은 의심에도 사랑을 지킨 로맨티스트. 하지만 전세계인 앞에서 당당히 코를 파는 미중년.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사람이지만, 그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그는 이제 우리와 적으로 만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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