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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키워드 '각자도생', 4龍의 눈 어디를 향하나

박상경 기자

입력 2017-11-2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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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키워드 '각자도생', 4龍의 눈 어디를 향하나
7일 오후 수원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남자 축구대표팀이 훈련을 펼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14일 울수 문수구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선수들이 오픈트레이닝데이를 맞아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펼쳤다.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신태용 감독과 그란데 코치.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1.07

동아시아 최강자를 가리는 한판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 북한, 그리고 일본, 4팀이 2017년 동아시안컵을 정조준 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4팀 중 가장 빠른 지난 21일 23명의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일본과 중국 역시 명단 발표가 임박했다. 베일에 싸인 북한이 과연 어떤 포석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디펜딩챔피언'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북한 역시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얻어내야 할 4팀의 세부적 목표는 제각각이다.

▶플랜B 찾아야 할 신태용호

신태용호의 지상과제는 플랜B다. 11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의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한 손흥민(토트넘)과 중원의 핵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수비라인도 포백으로 자리 잡았다. 이근호(강원) 권창훈(디종) 등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의 승선도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 하지만 본선 직전까지 이어갈 경쟁 뿐만 아니라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플랜B' 마련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신 감독은 지난 11월 자리를 잡은 기존 선수들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더해 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세르비아전에서 선보였던 4-4-2 포메이션도 유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본선의 플랜B 중 하나로 꼽았던 '변형 스리백'이나 투 톱 활용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단두대에 선 J리거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동아시안컵 구상도 실험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실험보다는 평가의 비중이 좀 더 크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J리거들의 본선 합류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드러낸 상태다. 2015년 취임 뒤 꾸준히 J리거들을 실험하면서 어느 정도 구상이 맞춰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한국 진출 선수가 드문 일본은 23명 전원을 J리거로 채운 채 이번 대회에 나설 전망이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스기모토 겐유(세레소 오사카)다. 올 시즌 세레소 오사카 약진의 중심 중 한축으로 평가받는 스기모토는 1m87의 신장이 돋보이는 타깃맨이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막판부터 할릴재팬에 승선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대표팀 내에서의 실적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번 동아시안컵이 본선으로 가는 평가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기모토 외에도 고바야시 유(가와사키 프론탈레) 등도 테스트를 받을 전망이다.

▶'축구굴기 해답 찾기' 리피의 과제

중국은 이번 대회에 나서는 4팀 중 100% 전력으로 임하는 유일한 팀이다. 해외파가 없는 대표팀 구성이 동아시안컵에서는 강점이 됐다. 한국(3회)에 이어 최다우승 2위(2회)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가동해온 주력 전력을 그대로 동원해 이번 대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첫 목표인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본선을 향한 담금질의 연장선상에 있다.

문제는 중국이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과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리피 감독 취임 뒤 반전을 노렸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고, 10~11월 A매치 평가전에서도 실망감은 이어졌다. 자국 리그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고 명장 리피 감독을 불러와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지만 '축구굴기'의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리피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결과 뿐만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희망도 얻어야 한다.

▶北, 세대교체 가능성 보여줄까

최근 수 년간 북한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뒤 주축들이 대거 빠져 나가고 신예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베테랑 골키퍼 리명국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신예급으로 꼽혔던 정일관(루체른) 박성철(리명수) 심현진(소백수) 등이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지난 11월 태국에서 치른 말레이시아와의 2019년 UAE아시안컵 예선 2연전에서 전력이 일부 드러났으나 주력이 일부 제외된 만큼 전력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분명한 사실은 세대교체라는 대명제를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선다는 점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말레이시아와의 2연전에서 4골을 몰아친 김유성(4.25)이다. A매치 경력은 짧지만 말레이시아전에서 드러난 경기력은 수준급이었다. 정일관을 비롯해 한광성(페루자) 박광룡(장트?텐) 등 유럽파가 빠지는 북한 공격진을 이끄는 첨병이자 세대교체의 상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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