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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정해성 감독"박항서 선배님과 베트남서 韓축구 위상 높일것"

전영지 기자

입력 2017-10-12 16:47

수정 2017-10-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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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박항서 선배님과 베트남서 韓축구 위상 높일것"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과 함께 베트남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해성 감독이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호앙아인잘라이(HAGL FC)의 총감독 및 기술위원장으로 부임했다. 정 감독 측 관계자는 '정 감독은 12일 국내에서 베트남 호앙아인 구단 관계자와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며 "정 감독은 동남아시아 리그는 물론, K리그 클래식 감독보다 더 좋은 대우로 해당 구단 사령탑에 부임한다"고 전했다. 호앙아인은 K리그 클래식 강원FC 미드필더 쯔엉이 뛰었던 구단이다. 현재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 다수가 포함된 명문 클럽이다.

정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코치로 보좌,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허정무 감독을 도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도왔다. 정 감독은 지난 4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지만, 지난 6월 슈틸리케 경질 후 대표팀 수석코치에서 자진사퇴했다. 이후 모교 중앙고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어린 후배들과 함께 땀흘려 왔다.

정 감독은 1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추석 연휴에 베트남 구단 에이전트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중앙고에 몸담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연휴 내내 가족회의를 하며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구단의 제안이 단순히 감독직이 아니었다. 회장의 확고한 철학이 '유소년 선수 육성'이라고 했다. 선수를 키우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내가 지향하는 바와 같았다. 회장이 프로필을 보고 좋다고 했다고 하더라."

베트남 명문구단 호앙아인잘라이는 '베테랑' 정 감독의 대표팀 수석코치 경험, 제주, 부천, 전남 감독을 거치며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을 키워낸 경험과 능력을 높이 샀다. 정 감독은 "프로팀에서 유소년을 발굴하고 관리하고 키워낸 부분, 최근까지 국가대표 코치로 현장에 있었던 점을 좋게 본 것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모교 중앙고의 눈빛 총총한 제자들이었다. 중앙고 교장, 학부모, 선수들에게 베트남 클럽의 제안을 솔직히 밝히고 의견을 구했다. "구단측이 좋은 제안을 보내왔지만 나로서는 중앙고와 학부모, 아이들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후원회도 결성해주시고 마음으로 함께 해온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했다. 어떤 학부형은 눈물을 보일 정도였다. 너무나 죄송했다. 이런 일을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은 부모님과 학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안보내주시면 못간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학교와 학부모들은 정 감독의 새 도전을 지지했다. 사령탑 부임이 알려진 이날 오후에도 정 감독은 그라운드에 있었다. 모교 중앙고가 배재고 인조잔디구장 개장을 기념하는 친선경기에 초대받았다. 정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2대0으로 승리했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정 감독은 호앙아인잘라이 구단 관계자를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19년까지, 1군 선수들의 감독뿐 아니라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의 관리까지 총괄하는 기술위원장 자리다.

때마침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 및 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다. 2002년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레전드' 지도자들이 나란히 베트남 대표팀과 명문 클럽팀 사령탑이 됐다. 정 감독이 클럽에서 잘 키워낸 선수들이 박 감독의 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 감독은 "구단 사장도 박 감독과의 시너지를 물어보시더라"며 웃었다. "대표팀 감독과 클럽 감독이 소통하고 연계해야 축구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베트남에 가서 선배님인 박항서 감독님을 잘 모시고 잘 소통하겠다. 먼저 다가서겠다. 국제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팀 감독으로서 국가대표 감독과 잘 소통하면서 베트남 축구를 잘 이끌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거듭 다짐했다.

정 감독은 17일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베트남에 입국한다. "일단 20일 첫 원정 경기를 보고 팀 상황을 점검해봐야 할 것같다. 올시즌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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