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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벤치마킹' K리그 GM "연맹-협회-구단 상생, 부활 열쇠"

김진회 기자

입력 2017-09-20 18:05

수정 2017-09-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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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벤치마킹' K리그 GM "연맹-협회-구단 상생, 부활 …


한국 프로축구의 모든 규정과 중요 안건은 각 구단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다. 그 전에 구단 사무국장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과 연맹 관계자들이 이사회 안건을 만든다. 구단 사무국장들의 아이디어와 실행 능력이 곧 프로축구의 발전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리그 클래식 8팀과 챌린지 5팀 General Manager(사무국장)들이 'K리그 성장 기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6일 세계축구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독일로 날아갔다. 이들은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과 프랑크푸르트, 마인츠05, 샬케04의 성장 전략, 유소년 시스템, 수익 확대 전략, 팬 확대 전략, 안정적인 리그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2014년부터 막을 올린 K리그 GM아카데미가 2015년 일본 J리그 벤치마킹을 시작으로 실시한 두 번째 해외방문이었다.

K리그 GM들은 부러움이 앞섰다. 토양으로 비유하면 한국은 척박한 반면 독일은 작물들이 잘 자랄 수밖에 없는 비옥한 땅이었다. 분데스리가가 유럽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와 함께 빅 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스토리가 숨어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축구가 곧 독일인들의 삶이라는데 놀랐다는 것이 K리그 GM들의 공통의 목소리였다.

분데스리가는 세 가지 주요 특징이 있다. ▶최고의 팬 베이스 ▶축구의 가치 ▶비즈니스의 가치다. 이 중에선 팬에 대한 부분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다. 그 결과 분데스리가 평균관중은 2015~2016시즌 기준 4만2421명에 달한다. 매 라운드마다 좌석 점유율이 91%을 기록 중이다. '별들의 잔치'인 유럽챔피언스리그 평균관중도 4만997명이고,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평가받는 EPL 평균관중(3만6461명)도 분데스리가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평균관중도 3만517명에 그친다. 미국의 최고 인기 스포츠 미식축구(6만8400명)에는 범접하기 힘들지만 축구만 놓고볼 땐 단연 1등이다.

눈에 띄는 팬 베이스 확충 원동력 중 하나는 독특한 규정이다. 각 클럽은 팬클럽 회장 1명을 의무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무국-구단-팬 클럽 회장이 수시로 만나 팬과의 교감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풀뿌리에서 부활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로2000 조별리그에서 1무2패, 특히 3경기에서 1골밖에 넣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싸면서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독일은 이웃나라 네덜란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K리그도 유소년 시스템이 구축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팀 성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분데스리가는 균형 있는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멤버 중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이 22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은 독일축구협회와 분데스리가가 상생했다. 협회가 5개 권역에 366개의 센터를 세우고 1300명의 전임지도자를 고용했다. 분데스리가는 전년도 매출의 5%를 유소년 아카데미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는 규정을 설립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이 규정은 구단의 자율적 투자로 돌렸다. 독일 유스 시스템은 제도화와 상생이 만들어낸 최고의 결과물이었다.

큰 그림은 협회와 연맹이 그렸지만 구단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샬케의 경우 구단의 정체성을 세우고 훈련을 체계화시켜 대체 선수 시스템으로 구단 수입의 기회를 마련했다. 쾰른도 콘셉트를 확실히 잡았다. 셀링 클럽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유소년 스카우트에 집중했다. 선수 데이터베이스를 500명까지 확보했고 11개의 지역 소규모 클럽 파트너십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우수 선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분데스리가는 일찍부터 매출 대비 인건비를 제한하고 유소년을 키워 구단 수익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중계권료와 상품 판매, 다양한 행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김병석 부산 사무국장은 "숙제를 많이 안고 왔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고 배운 것을 한국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구단들이 투자를 줄이는 것에 위축되지 말고 다른 쪽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기 위해선 협회-연맹-구단이 상생을 해야 한다. 한국 축구는 상생하지 않으면 다같이 망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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