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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선수단, 3시간 동안 부천 서포터스에 가로막혔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7-08-20 12:50

경남 선수단, 3시간 동안 부천 서포터스에 가로막혔다


경기장 탈출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야말로 악몽 같은 원정길이었다.



경남 선수단이 부천 원정에서 곤혹을 치렀다. 경남은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5라운드에서 4대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5연승을 달린 경남은 승점 57점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물고 물리는 대접전 끝에 경남이 말컹의 멀티골을 앞세워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더했다.

경기 보다 더 쉽지 않은 상황은 경기 후에 펼쳐졌다. 홈으로 복귀하려는 경남 선수단의 버스단을 부천 서포터스가 가로막고 나선 것. 부천 서포터스는 경남 골키퍼 이준희의 사과를 요구하며 경남 선수단 이동을 막았다. 부천 서포터스는 이준희가 자신들의 향해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분수령은 후반 30분이었다. 2-2로 팽팽하던 상황, 호드리고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부천이 이를 성공시키면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닐손주니어의 슈팅이 이준희의 선방에 막혔다. 이준희는 곧바로 포효했다. 부천 서포터스를 향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부천 서포터스는 이를 자신들을 자극시키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경기까지 패하자 부천 서포터스가 폭발했다. 사과를 받으려는 부천 서포터스와 경기장을 나가려는 경남 선수단의 대치는 장시간 이어졌다. 부천 서포터스가 누워 버스의 이동을 원천봉쇄했지만, 경남 선수단도 '사과할 것이 없다'고 맞섰다. 양 팀 관계자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 문제까지 불거지며 서포터스간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경찰까지 출동했다. 지구대는 물론, 119까지 나섰다. 그러고 나서도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다. 양 팀 서포터스 중 일부가 연행되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다. 오후 11시30분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라커룸에 피해있던 경남 선수단은 그제서야 다시 버스에 올랐다.

프로축구연맹도 이번 사건을 확인했다. 상황을 파악한 후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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