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돌격대장 스타일이다. 공간이 있을때 뛰어들어가 마무리하는데 능하다. 반면 동료들과 만들어가는 플레이는 약하다. 특히 터치가 좋은 편이 아니라 공간이 좁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연계 보다는 상대 수비수와 1대1을 할 수 있는 윙플레이가 가능한 4-2-3-1과 달리 중앙에서 연계를 강조하는 3-4-2-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이 배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리를 바꾸는 해법이 나왔다. 해리 케인의 부상으로 최전방에 포진한 손흥민은 자신의 약점인 연계플레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물론 직접 패스를 통해 만들어가는 방식은 아니다. 최전방에 포진한 손흥민은 2선 보다 넓어진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침투를 통해 수비를 유도하고, 그 공간을 2선에 포진한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뛰어드는 방식이다. 2선까지 내려와 플레이를 즐겨하는 케인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공격을 주도했다. 실제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선 19일 사우스햄턴전에서 토트넘은 에릭센과 알리의 골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경기력은 좋았다"며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수비 뒷공간을 침투했다.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알리와 에릭센과의 연계도 좋았다. 오늘 손흥민의 모습에 기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비엘사즘의 영향을 받은 포체티노 감독은 압박과 스위칭을 강조한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통파 스트라이커로 박스안에 머무는 것을 즐기는 얀센보다 좌, 우, 중앙을 오가며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펼치는 손흥민이 포체티노 전술에 더 적합한 것이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