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잉글랜드 소속팀 첼시 복귀를 앞두고 가족, 지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던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40일간 동고동락하며 대한민국 여자축구 사상 첫 16강 역사를 쓴 동료, 김수연, 강유미(이상 화천KSPO)가 나타났다. 스페인전 대역전극의 주인공이다. 지소연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쏘발이 배웅 왔다"는 말에 지소연이 "정말? 정말?" 한다.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별명은 '지메시'지만 15세 이후 대표팀 내에선 '쏘발이'로 통한다. 팀 숙소가 인천공항 인근인 김수연, 강유미는 이날 공항에서 인터뷰를 마친 직후 '쏘발이'를 배웅하기 위해 출국장을 찾았다.
만나자마자 인사는 축구이야기였다. 지소연이 직전 WK리그 현장에서 본 강유미의 헤딩골 이야기를 꺼냈다. 강유미는 리그 복귀전인 이천 대교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 직후 프리킥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온 것을 머리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었다. "유미야, 그거 머리에 닿은 것 맞아?"라는 지소연의 말에 강유미가 "맞았어요!" 항변한다. "그래그래, 어떻게든 넣으면 되지 뭐." 지소연이 하하 웃었다.
지소연은 귀국 직후 3㎏이 빠졌다고 했다. "이상하게 입맛이 별로 없다"고 했다. "일본과 잉글랜드가 다 4강, 결승에 진출해서 약이 올라 그런 것 아니냐"는 말에 미소지었다. 스스럼 없는 선배 김수연, 동료 강유미를 보자 특유의 장난기가 또 발동했다. "이것봐, 살이 빠졌어. 턱선이 살아났지?"라며 턱을 들이댔다. 김수연이 "괜찮아, 너 영국 가면 또 볼 빵빵하게 살이 오를 거야"라며 웃었다. "8월 동아시안컵 중국 올 거야?" "글쎄 오고싶은데… 모르겠어." "오면 좋겠다." 그녀들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작별의 시간, "쏘발, 잘가"라는 김수연의 씩씩한 인사에 지소연은 이 한마디로 화답했다. "흥해라! WK리그."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