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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빗셀 고베 안간다. 내년 시즌 FC서울 잔류

김성원 기자

입력 2014-12-30 16:33

수정 2014-12-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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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빗셀 고베 안간다. 내년 시즌 FC서울 잔류


흔들렸다. 그러나 떠날 수 없었다. 그의 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고명진(26)이 이별이 아닌 잔류를 선택했다. 내년 시즌도 FC서울의 중원을 지킨다. 그는 올 시즌 종료 후 J리그 빗셀 고베와 이적 협상을 벌였다. 성사 단계까지 갔다. 일본 언론들은 빗셀 고베의 고명진 영입을 기정사실화 했다.

끝이 아니었다. 고명진은 마지막 순간 마음을 돌렸다. 서울과의 의리를 저버릴 수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긴 시간이었다. 26세지만 그는 내년이면 프로 13년차의 '왕고참'이다. 2003년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2004년 만 16세의 나이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06년에는 전남을 상대로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당시 서울의 최연소 골기록을 갈아치웠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미완의 대기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빛을 본 것은 2011년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12년 이후 3시즌 연속 정규리그 30경기 이상 출전하며 K리그 대표 미드필더로 자리잡았다. 지난 9월 20일에는 마침내 대기록을 작성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통산 2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원클럽맨'으로 이룩한 금자탑이었다. 그는 현재 207경기에 출전, 13골-15도움을 기록 중이다.

변화의 바람은 있었다. 올 시즌 후 이적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올해 서울이 한때 12개팀 가운데 11위까지 떨어지자 "서울에 있던 기간 중 올시즌이 가장 힘든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다행히 반전을 거듭한 끝에 3위로 마무리하며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성남과의 FA컵 결승전 직전 부상하며 시즌을 접었다. 고명진의 빈자리는 컸다. 서울은 고명진의 공백을 실감하며 목전에서 FA컵 우승컵을 놓쳤다.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인연도 소중했다. 서울과 3년 재계약한 최 감독과의 끈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올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11을 수상했다. 고명진은 수상 소감에서 "그동안 힘겨운 프로 생활 중에서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최용수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최 감독의 선수, 코치 시절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별한 정이 있다. 최 감독은 고명진을 향해 입버릇처럼 "잃어버린 세월을 잊지마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고명진의 선택은 서울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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