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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대학연맹전]숭실대 김승준, 터키 불운 날린 해결사

이건 기자

입력 2013-08-06 17:13

수정 2013-08-06 17:25

숭실대 김승준, 터키 불운 날린 해결사
숭실대 김승준. 태백=이 건 기자

김승준(숭실대)은 6월 불운에 울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급 서브였다. 이광종호와 함께 터키까지 갔다. 6월15일부터 터키 현지 훈련에도 나섰다. 문제가 없었다. 6월22일에 있을 쿠바와의 조별리그 1차전 출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 사흘 전인 6월19일 불운이 찾아왔다. 오전에 통증을 느꼈다. 맹장염이었다. 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홀로 귀국길에 올랐다. 너무 초라했다. 눈물이 났다. 3년간 준비한 것이 맹장염 하나에 무너졌다. 속으로 다짐했다 "그래. 축구 인생의 일부분일 뿐이야. 더 좋은 일을 만들고야 말겠어."



6월20일 돌아온 김승준은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동료들의 선전을 병원에서 지켜봤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했다.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2주 반을 쉬었다. 7월5일 소속팀인 숭실대로 복귀했다.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더 쉴 수 없었다. 가슴 속 응어리를 풀고 싶었다. 무대는 제44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었다.

해결사였다. 조별리그 2차전 호원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골감각을 끌어올렸다. 경희대와의 조별리그 3차전은 김승준을 위한 경기였다. 숭실대는 2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32강에 올라가려면 승리가 절실했다. 숭실대는 전반에 1골을 내주었다. 김승준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후반 16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 44분에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우석대와의 32강전, 선문대와의 8강전, 홍익대와의 4강전 모두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6일 강원도 태백종합운동장. 김승준은 다시 피치위에 섰다. 단국대와의 결승전만이 남았다. 그동안 가슴에 품었던 응어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4강전에서 골욕심을 많이 부렸다. 팀에 도움이 안되더라. 이번에는 내려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김승준은 팀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에 집중했다. 간간히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김승준의 헌신적 플레이에 힘입어 숭실대는 단국대를 2대0으로 눌렀다. 후반 21분 한남규가 선제결승골을 넣었다. 10분 뒤에는 이태희가 쐐기골을 넣었다. 김승준은 "터키에서 하지 못한 응어리를 쏟아내고 싶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서 기쁘다"고 했다.

숭실대는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5년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5번째 추계연맹전 우승이었다. 수비수 김민혁이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다. 우수선수상은 단국대 수비수 방성용이 받았다. 조주영(아주대)이 4골로 득점상을 수상했다. 추계연맹전에서는 예선전 통과 후부터의 득점만을 인정한다. 한석종과 함석민(이상 숭실대)이 각각 수비상과 GK상을 받았다. 숭실대의 최정용은 도움상을, 단국대 조원득은 감투상 수상자가 됐다. 숭실대의 이경수 감독과 박길영 코치가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단국대의 신연호 감독과 박종관 코치는 우수지도자상에 선정됐다. 태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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