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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공격'에 흔들리는 LCK, e스포츠에 어떤 영향 미칠까?

남정석 기자

입력 2024-03-03 15:16

수정 2024-03-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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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공격'에 흔들리는 LCK, e스포츠에 어떤 영향 미칠까?
지난달 29일 LCK아레나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있다. 사진제공=LCK

e스포츠가 또 하나의 악재에 휩싸였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인기가 높은 e스포츠 리그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 생방송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까지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하고, 이를 녹화로 중계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게 됐다. 당초 기대했던 수익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리그 참가팀들과 시즌 개막일부터 갈등을 빚고 있으며, 정치적인 문제로 중국 내 공식 중계마저 중단된 LCK로선 올 시즌만 벌써 3번째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더불어 온라인에서 진행되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활용,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정상적인 리그 진행으로 차세대 스포츠로 더욱 각광받았던 e스포츠의 근본적인 약점을 공략당한 상황이기에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향후 e스포츠가 레거시 스포츠에 버금가는 종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임은 물론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LCK아레나에 열린 디플러스 기아와 DRX의 LCK 스프링 시즌 도중 네트워크 이슈로 8번이나 중단되면서 7시간 가깝게 경기가 진행되는 엄청난 악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두번째 경기였던 OK저축은행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의 경기가 취소되고, 현장 관중들에게 전액 환불까지 해야 했다.

결국 이 문제는 디도스 공격의 영향으로 밝혀졌고, LCK는 온라인 방화벽을 강화했다고 했지만 28일 T1과 피어엑스의 2세트에서 또 다시 공격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미뤄지고 말았다. 12년 역사의 LCK에서 처음으로 벌어진 심각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LCK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경기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이를 평일에는 오후 9시부터 그리고 주말은 오후 7시부터 녹화 방송으로 중계하는 고육책을 실시하고 있다. 두번째 경기의 경우 다음날 새벽에 중계가 끝나기에 팬들로선 불만이 클 수 밖에 없지만, 솔루션을 찾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사이버 테러의 본격 신호탄?

이 문제가 e스포츠의 가장 약한 고리라는 점은 관계자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방심한 측면도 분명 있었다.

물론 디도스 공격을 비롯해 네트워크를 교란시키려는 외부로부터의 다양한 악재가 이전에도 있었지만, 보유한 서버 용량과 방화벽 등의 기술로 이를 막아내며 심각한 상황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의 경우 경기를 진행하는 LCK아레나의 네트워크에 악성 트래픽이 집중됐으며, 서버까지는 공격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위해 보안이 철저한 내부망 구축이라는 필요성이 나오지만, 궁극적으로 e스포츠가 중계를 위해 외부 서버와의 연결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

일단 경기를 진행하는 시간을 비공개로 해서 트래픽 집중을 최대한 막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어떤 외부의 세력이 어떠한 목적으로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지는 향후 사법기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현재의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했던 한국에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은 상당히 공교롭다고 할 수 있다. LCK의 대응이 국제적인 표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어쨌든 e스포츠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 분명한 사이버 테러 세력의 '공격'과 이에 대한 '응전'은 이제 본격화 됐다고 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는 향후 MSI나 롤드컵 등 라이엇게임즈의 국제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까지 정식 스포츠화를 도모하고 있는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과 신뢰도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에 반드시 철저한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LCK 관계자는 "서버 및 클라우드 확충과 보안 강화, 사이버 대피소 활용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단계별로 대응하며 조만간 리그를 정상화 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기차는 달린다

이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2일 현재 리그 '양대산맥'인 T1과 젠지는 각각 11연승과 5연승을 달리며 11승1패로 세트 득실차에 따라 1위와 2위를 고수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한 가운데, 한화생명e스포츠가 9승2패로 두 팀을 바짝 뒤쫓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디플러스 역시 최근 하위권들을 연달아 잡아내며 4연승, 5할 승률을 넘어서며 4위까지 치고 오른 반면 KT롤스터는 한화생명과 T1, 젠지 등 3강팀에 연달아 패하며 5위까지 떨어졌다.

오는 9일 열리는 T1과 젠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시즌 첫 경기에선 젠지가 2대1로 승리한 바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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