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4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4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는 레바논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관중 경기가 확정될 경우 벤투호는 지난달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3차전(0대0 무)에서 관중 없이 경기를 한데 이어 레바논전까지 두 경기 연속으로 무관중 경기를 하게 된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자, 전세계로 범위를 넓혀봐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레바논은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다.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17일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세금 계획을 반발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정치 기득권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며 시위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레바논의 은행과 학교들이 문을 닫고 주요 기관 주변에 시위대가 몰리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지난달 29일 시위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경기를 앞둔 12일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에서 시위대의 해산을 명령하는 메시지를 남기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대표팀 입성 후 군대의 총격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하며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시위대는 총을 든 채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각 도로를 점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