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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난 돈·명예·부동산 좋아하는 탐욕의 끝..무소유도 욕심내"

조윤선 기자

입력 2024-06-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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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난 돈·명예·부동산 좋아하는 탐욕의 끝..무소유도 욕심내"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기안84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28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2년간 그린 그림 설명회'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기안84가 지난 4월 진행된 자신의 두 번째 개인전 '기안도'에서 도슨트로 나선 모습이 담겼다.

기안84는 "순수 미술 전공으로 대학교 갔다가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길이 안 보여서 웹툰을 하자고 해서 웹툰해서 12년 정도 연재를 했다"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다시 또 미술 시작했다. 방송 일을 하면 한 3~4일 쓰더라. 그럼 4일은 사무실에 나와서 그림을 그렸다. 2년 그리니까 그림이 쌓여서 두 번째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툰 할 때랑 달랐던 건 웹툰은 스크롤이 길어서 대사도 넣고 컷마다 연출도 할 수 있고 액션도 할 수 있어서 익숙한데 미술은 한컷에다 하고 싶은 걸 다 집어넣어야 해서 그게 좀 어려웠다"며 "일단 나라는 사람을 생각해 봤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돈과 명예를 좋아하고 부동산 좋아하고 심지어는 젊음도 놓고 싶지 않다. 거의 탐욕의 끝이었다. 나중에는 어디까지 욕심을 부리나 봤더니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마저도 소유하려고 했다. 그래서 1회 전시가 'FULL소유'였는데 2회 전시는 제목을 '기안도'라고 지었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스토리나 얘기들을 섬같이 만들어서 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기안84는 '자화상 시리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화상을 왜 만화 캐릭터로 하게 됐냐면 '패션왕' 2년, '복학왕' 8년 해서 10년 연재를 하다 보니까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보다 만화 캐릭터가 웃는 거, 우는 거 등 만화 캐릭터 얼굴만 보고 있더라. 컴퓨터 앞에서 그걸 10년 정도 그리다 보니까 저게 내 자화상이겠다 싶어서 자화상을 캐릭터로 그려 넣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리즈'에 대해서는 "저걸 그릴 때가 부동산이 가장 폭등하던 시절이었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좋아하는데 난 별보다도 한강 변에 있는 아파트가 더 빛나 보인다는 거였다. 욕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시간 시리즈'에 대해서는 "30대 꺾일 때 너무 싫었다. 난 어차피 늙고 병들고 머리도 빠지고 시간에 관련된 걸 많이 그렸다. 우리가 차나 좋은 아파트 사고 싶으면 그건 손이 닿을 수 있는데 젊음은 사라지지 않냐. 나도 늙고 여러분도 늙고 우린 결국에 늙어 죽으니깐. 늙는 게 너무 싫어서 심지어 웹툰을 하나 더 연재했다. '회춘'이란 작품 연재했는데 모든 사람이 늙다가 중년쯤 되면 다시 꺾이는 거다. 청춘이 두 번이 오는 거다. 그런 만화도 연재하긴 했다. 늙는 게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다.

기안84는 "시간에 대한 것들은 이제 나이 들어서 없어지는 걸 녹이는 식으로 해보자고 했다. 내가 만약 60대에 그리면 더 녹이는 거다"라며 "눈동자 안에 롤렉스의 왕관 모양 로고를 그린 건 나라는 사람이 살면서 높은 곳만 바라보고 살더라. 강남에 살고 싶고 만화해도 1등하고 싶고 방송하면 시청률 잘 나오고 싶고. 눈이 계속 저걸 바라봐서 롤렉스에 빗대서 왕관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안84는 "원래는 별을 많이 그렸다. 스타, 욕심, 욕망, 꿈 이런 탐욕을 별에 빗대서 별을 그리다가 클로버를 그린 게 마흔 살이 넘고 요즘에 느끼는 건 세상은 운이 크다는 거다. 노력한다고 다 잘되는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말년 작가님과 같이 살 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말년 작가는 자기가 볼 때 성공하는 사람들의 80%는 재수가 좋다는 거다. 근데 나는 '자기가 잘해야지. 자기가 열심히 안 하니까 안 되는 거다'라고 했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다.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거 같다. 나도 왜 네이버 웹툰 작가로 데뷔 못 하는지 계속 괴로웠다. 모두가 손흥민처럼 되고 싶고 BTS처럼 되고 싶고 강남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냐. 근데 그 자리는 T/O가 정해져 있다. 클로버를 패턴화해서 그린 게 '하는 일 탈 없이 하게 해달라', '무탈하게 살게 해달라'는 바람이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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