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상실의 시대…수도자들에게 배우는 '집중의 지혜'

입력 2023-09-0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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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들의 집중력 조명한 신간 '집중력 설계자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마음을 먹고 책을 읽다가도, TV를 보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우리는 '카톡' '카톡' 소리를 듣는다. 모처럼 모은 집중력은 그 순간 산산이 흩어진다. 카톡을 보다가 우리는 다시 스마트폰의 광활한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SNS와 각종 전자장비에 노출된 현대인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러 현인이 집중력이 성공의 비밀이라고 누차 강조하고, '도둑맞은 집중력'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도 어쩔 수 없다. 오랜 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현대인에게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계의 추를 한참 되돌려보면 상황은 좀 달랐다. 옛 수도승들은 현대인들과는 달리 집중의 달인이었다. 천축(인도)에서 불도를 전하러 중국에 건너온 달마대사는 9년간 벽만 쳐다보며 도를 연구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없으면 불가한 '면벽 9년'의 수행은 무수한 전설을 낳았다. 졸음이 몰려 와 자기 눈꺼풀을 떼어 던졌더니 그 자리에 차 나무가 자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선승들만큼이나 중세 수도자들도 '집중의 도사'들이었다. 제이미 크라이너 미국 조지아대 역사학과 교수가 쓴 신간 '집중력 설계자들'(원제: The Wandering Mind)은 방황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수도에 정진했던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책에 따르면 '호'(Hor)라는 수도사는 교회에서 20년 동안 기거하면서 한 번도 눈을 들어 지붕을 쳐다보지 않았다. 강가에 살았던 사라는 60년 동안 강물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칼루파는 동굴에서 기도할 때 천장에서 수시로 뱀이 떨어져 목에 상처를 입었지만, 한 번도 움찔거리지 않았다. 야고보는 기도에 집중하며 눈에 완전히 파묻히기도 했다.
수도자들이 이처럼 믿기 힘든 능력을 보인 건 집중력이 종교와 관련 있었기 때문이다. 수도자들에게 "산만함은 악마"와 같았으며 "벗어버려야 할 뱀의 허물"이었다. 수도공동체의 지도자였던 포이멘은 "모든 사악함의 핵심은 방황하는 생각"이라며 "군주가 경호원을 고용하듯 마음에도 경호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4세기 후반 시리아에서 작성된 한 설교문집에는 "산만함의 원인을 에덴동산 추방"에서 찾았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수도자들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산만함을 물리쳤다. 그들은 세속과 거리두기, 수도원의 규칙을 지키며 동료와 함께하기, 불편한 자세로 심신을 수행하기, 독서로 마음 다잡기, 생각을 생각하는 '메타인지' 등의 방법을 활용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했다.

"수도자들은 산만함을 정신적·신체적·사회적·문화적·우주적 관점에서 폭넓게 바라봤고, 집중에 이르는 과정도 다양했다. 그들은 우주를 관통하는 윤리적 경로를 모색하고 따르는 동안 집중된 마음이 자아를 신성과 더 잘 연결하리라고 확신했다."
위즈덤하우스. 박미경 옮김.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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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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