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가는 '사극의 부활'이 가장 큰 화두다. '오징어 게임'과 '지옥'으로 이어지는 K-콘텐츠에 글로벌 OTT들의 관심이 사극에도 닿으며 확실한 인기몰이의 물꼬를 튼 것. 현재 방영 중인 KBS2 '연모'부터 MBC '옷소매 붉은 끝동'까지 가짜와 진짜를 넘나드는 사극 만의 매력이 안방의 승기를 잡았다. 특히 이영애 전지현 송혜교 등 스타들의 안방 러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신인 배우들을 주축으로 내세운 사극이 안방에서도 선전한 것도 깜짝 이슈였다.
남장 여자가 등장하는 사극은 많았지만, 그 남장 여자가 세자에 이어 왕위에까지 등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완벽한 판타지를 그려낸 '연모'는 전국 시청률 10%를 거뜬히 넘었다. 여기에 전세계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OTT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이용자들의 시청시간을 집계해 발표하는 '전세계 톱10 TV 프로그램(쇼)' 11월 마지막주 차트에서 1592만 시간의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글로벌 플랫폼에서의 경쟁력 역시 증명한 셈이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사극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드라마판은 사극이 완전히 장악했다. '조선구마사' 논란 등으로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를 현명하게 극복해낸 것. '연모'는 완전히 허구의 상황을 만들어냈고,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적 고증이 완벽하게 돼있던 원작을 활용한 것과 동시에 드라마 내에서도 역사 고증에 힘을 쏟으며 논란을 원천봉쇄했다. 남장 여자 왕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키며 '완전 허구' 카드를 들고온 '연모'와 정조 이산과 성덕임의 러브스토리라는 '기록'을 충실히 활용한 '옷소매 붉은 끝동'의 영리함이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