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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백스피릿'→'술꾼도시여자들'…예능이어 드라마까지 봇물터진 음주방송

고재완 기자

입력 2021-10-20 10:56

수정 2021-10-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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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스피릿'→'술꾼도시여자들'…예능이어 드라마까지 봇물터진 음주방송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지상파 방송이 득세할 때는 음주 방송을 꿈도 꾸지 못할 때가 있었다. '모 연예인이 술에 취한 채 촬영한 것 같더라'는 말만 나와도 큰 사회문제가 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과 OTT가 활성화되고 19금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음주 방송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아예 음주를 콘셉트로한 방송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tvN에서 선보였던 '인생술집'은 '술방'의 선구자격이다. 재미있고 편안한 사장님과 종업원들. 그리고 '스타'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 실제 술을 마시며 게스트와 토크를 하는 콘셉트의 '인생술집'은 연예가 주당으로 유명한 신동엽이 메인 MC를 맡고 김희철 김준현 장도연 한혜진이 패널로 출연해 현재도 많은 '짤'이 각종 커뮤니티에 나돌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17년 5월부터 시작한 시즌2에서는 술을 5잔 이하로 마시는 영업 기준을 세우고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을 낮춰 본격 '술방'이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백스피릿'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여배우들의 숨겨진 모습이 술 한 잔을 통해 드러나며 눈길을 끌었다. 백종원이 메인 MC를 맡아 술과 곁들인 안주에 대한 통찰이 주제일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오히려 심도깊은 토크쇼가 돼버렸다. 한지민 편에서는 "온가족이 음주를 즐긴다"는 등의 멘트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고 소주 맥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또 한번 시청자들의 눈을 반짝거리게 만들었다. 또 김희애 편에선 백종원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고, 비슷한 시대를 경험한 추억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티키타카' 토크로 재미를 선보였다. 백종원이 "집에서도 되게 우아하게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김희애는 "우아한 게 뭘까. 그냥 저는 되게 털털해요"라는 수더분한 멘트로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디스커버리채널과 채널IHQ에서 동시에 방송한 '마시는 녀석들'은 오로지 술과 안주에 집중한 방송이었다. 7월부터 12주동안의 방송에서 MC 이종혁, 장동민, 규현, 골든차일드 이장준은 오로지 안주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주를 즐겼다.

드라마도 '술방'을 소재로 하기 시작했다. 22일 첫 공개하는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다. 방송작가 이선빈(안소희 역), 요가강사 한선화(한지연 역), 종이접기 유튜버 정은지(강지구 역)가 술로 우정을 쌓아온 절친 3인방으로 모이고 최시원(강북구 역)이 청일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단순히 '술방' 자체를 '옳다' '그르다'의 문제로 판단할 수 없다. 기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있다. 19금 방송이라고 해도 현재 상황에서는 시청을 강제로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의한 후 '술방'의 활성화를 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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