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 종합]"황정민은 내 운명"…'인질' 필감성 감독이 완성한 리얼리티 액션의 신세계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8-11 14:02

수정 2021-08-11 15:40

more
"황정민은 내 운명"…'인질' 필감성 감독이 완성한 리얼리티 액션의 신세…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만난 완전히 새로운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오는 18일 개봉하는 액션 스릴러 영화 '인질'(㈜외유내강 제작).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필감성(44) 감독이 1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의 고군분투 탈출기를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영화 '인질'은 충무로 최고의 흥행 배우 황정민이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그대로 내세워 예고편 고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리얼리티가 제대로 살아있는 웰메이드 오락 영화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내며 코로나19 시국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질'로 처음 장편 영화 메가폰을 잡은 필감성 감독은 단편 영화 '어떤 약속'과 'Room 211'을 통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 초청을 받으며 자신만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한 바 있다. 그는 리얼리티를 베이스로 한 탄탄한 구성에 감각적인 연출과 속도감 있는 전개, 여기에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를 더한 웰메이드 영화 '인질'로 대중에게 자신이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킬 것으로 보인다.이날 필감성 감독은 '인질'의 원작으로 알려진 2016년 개봉작인 중국 영화 '세이빙 미스터 우'(딩성 감독)과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유덕화가 주연을 맡은 '세이빙 미스터 우'는 2004년에 실제 중국에서 일어난 배우 오약보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필 감독은 "처음에 전 실화 사건을 보고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했다. 그 이후 '세이빙 미스터 우'를 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영화와는 방향성이 달랐다. 실화 사건을 접했을 때, 저는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배우의 탈출기'가 됐으면 했다. 그런데 '세이빙 미스터 우'는 말 그대로 미스터 우를 구출하는 영화더라. '배우의 탈출'이 아닌 '경찰의 구출'에 더 포커스가 가 있었다. 저는 탈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인질이 조금 더 사투를 벌이면서 펼쳐지는 액션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주인공 배우 캐릭터를 가상의 인물 아닌 실제 '배우 황정민'을 그대로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영화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에너지와 리얼리티였다. 리얼리티가 살아있으면서 더 새로운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그냥 탈출 스릴러 영화는 많지 않나. 실제 배우를 극영화에 대입을 해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만난 새로운 장르영화로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하지만 이러한 설정이 부담스러운 설정인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리얼함의 새로운 지점을 찾아보자는 마음에서 과감하게 도전하게 됐다"며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배우가 동의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못했을 설정이었는데, 황정민 배우가 이런 설정을 흔쾌히 응해주시고, 나아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주셔기 때문에 이렇게 완성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9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묻자 "제가 원래 러닝타임이 짧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입을 연 필 감독은 "제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님의 팬인데, 히치콕의 영화가 대부분 100분 내외 아닌가. 저는 이 영화도 90분 남짓에, 딱 끝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처음 편집본이 나왔을 때 투자사들도 좀 놀라고 그랬다"며 웃었다.

황정민을 원톱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 영화에서 배우가 대부분 묶여 있는데, 상반신 클로즈업만으로도 엄청난 스펙터클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는 당연히 황정민 배우가 1순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부라더' '드루와 드루와' 등 명대사와 에피소드를 갖춘 배우이기도 했고, 후반의 액션까지 자연스럽게 가능한 배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황정민은 내 운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인터뷰 내내 황정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현한 필 감독. 그는 "선배님과 함께 하며 정말 많이 놀랐다. 황정민 선배님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창의적이었다. 현장에 오실 때는 정말 손짓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해 오신다. 솔직히 연출자로서 더 편한 게 연출할 수 있었다.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늘상 스태프들을 독려하신다. 그래서 스태프들 모두 '정말 프로다'라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극중 설정된 황정민과 실제로 겪어본 황정민과 차이점에 대해 묻자 "아무래도 영화 속 황정민은 제가 상상한 황정민이다. 실제로 촬영을 하면서 황정민 선배님을 관찰해보니까 인간 황정민은 훨씬 더 뜨거웠다. 제가 생각한 황정민은 조금 더 이성적이었는데 실제 황정민 선배는 굉장히 뜨거운 사람이다"고 말했다.

영화의 첫 장면을 황정민의 그 유명한 '밥상 소감 수상 장면'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전했다. 황정민은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직 후 "60명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됐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 초반부터 이 이야기는 '황정민의 이야기'라는 걸 선언하고 시작하길 바랐다"는 필 감독은 "난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밥상 수상 소감'이었다. 그래서 황정민의 이야기가 될 이 영화의 첫 장면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다른 스태프들도 모두 공감했다"고 말했다.황정민이라는 배우를 극중 캐릭터로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만큼 리얼리티를 위해, 관객에게는 생소한 신예 배우들을 인질범 집단으로 캐스팅한 필감성 감독. 그는 신예 배우들 캐스팅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에 대해 묻자 "오디션을 볼 때 중요하게 봤던 포인트가 '담력이 있는가' 였다. 황정민이라는 배우와 대치할 뿐만 아니라 황정민을 압박하면서도 쫄지 않는 연기를 해야하는 배우여야 했다. 황정민이라는 배우와 눈빛만으로도 1:1로 대등하게 맞붙을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사실 제가 천명이 넘는 배우 오디션을 보게 될지는 몰랐다. 오디션을 보다 보니까 자꾸 더 욕심이 나서 그렇게 많이 오디션을 진행한 것 같다. 인질범 그룹의 리더를 연기한 김재범 배우는 정말 거의 오디션 초반에 본 배우였다. 거의 처음 본 배우였는데, 오디션이 끝날때까지 그 배우를 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저는 오디션 연기를 믿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다만 저와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제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떨 때 어떻게 거부하는지를 오디션을 통해서 파악하려고 했다"고 전했다.신예 배우들의 편한 연기를 위해 선배 황정민의 노력이 컸다는 필 감독은 "황정민 배우가 후배 배우들과 함께 술도 많이 마시고 같이 영화도 보러 가고 볼링도 치러가면서 굉장히 가까워지려고, 후배들이 본인을 편하게 느끼게 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때리는 장면에서는 황정민 배우들이 후배들에게 '빗맞으면 더 아프다'라면서 한번에 끝낼 수 있게 배우들을 독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인질범 집단의 설정에 대해 "인질범들의 가장 중요한 점은 '예측불가'라는 것이었다"라며 "기존 영화 속에서 그려졌던 인질범의 모습에서 최대한 탈피 하려고 했고 이 인질범들의 행동이 예측되지 않았음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행하는 범죄가 '이유 없음'으로 비춰지는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짧은 등장에도 영화의 재미를 살려준 박성웅의 특별 출연 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박성웅 선배님 하면 아무래도 영화 '신세계'에서 황정민 선배와 대치했던 이미지가 가장 강하지 않나.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박성웅 배우가 황정민 배우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분량도 크지 않아서 출연 요청을 드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황정민 선배님이 직접 박성웅 선배님이 주연하신 영화 '오케이 마담' 촬영현장에 가셔서 직접 박성웅 선배님께 출연을 부탁하셨다. 박성웅 선배님도 굉장히 흔쾌히 출연에 응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영화 '인질'은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김재범, 이유미,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등이 출여한다. 1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NEW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