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유정준 PD는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피비(임성한) 극본, 유정준 이승훈 연출)의 제작사 지담미디어 사무실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오랜 시간을 했는데 작가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했고 제작사도 고생했지만, 전 현장맨이니 현장에서 10개월 이상 굴렸고 동고동락했던 스태프들 생각이 난다. 저도 굳이 말하면 옛날 사람에 속해서 과거에는 이야기가 끝나면 쫑파티 등 파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끝난 건가?' 싶어서 실감은 잘 안 난다. 보통은 끝나고 여러 사람들과 회포도 풀고 더러는 일하다 보면 얼굴을 붉혔던 팀도 술 한 잔 마시며 우애도 다지는데, 어렵게 4인 이하로 만났는데 좀 그렇다. 어제는 다른 팀 가있는 동시녹음 기사와 우연히 연락이 돼서 맥주 한 잔 했는데 실감이 안 난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유 PD는 "저의 어머니가 연세가 있으시고 장모님이 조금 더 젊으신데, 보통은 제가 연출하거나 저와 관련한 드라마에 대해서 특별히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냐 관심을 갖고 물어보신 적이 별로 없고, 이번에는 주변에서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더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니까 '아 이게 약간의 제가 연출한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꼈다. 오늘 나오기 전에 한 15년 정도 전에 잘 지내다가 요즘 잘 못 만나는 사적으로 아는 어른이 계시다. 번호도 바뀌었는데 그분이 전화가 왔다. 사모님끼리 모여있었나 보다. '유감독 잘 보고 있다'면서 '시즌3 하냐 안 하냐'고 하면서 마치 어제 만나고 헤어진 사람처럼 얘기하더라. 우리 드라마가 생각보다 회자되고 의미도 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또 유 PD는 시즌가 초반 4.9% 시청률로 시작한 데 반해 후반에는 '터질 것'을 예상했다며 "언젠가 어떤 기자분과 얘기했는데 기본적으로 기자분들이나 평론하는 분들이나 드라마 전문가들이 임작가님의 서사를 구사하면서 일상성을 잘 비트시는 거 같다. 긴 호흡으로 비틀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에피소드나 ??로는 미신적 요소나 점프하는 걸 보고 '시청자를 낚지 않냐'고 하지만, 인간의 서사를 근원적으로 되짚어보게 하는 거다. 진지하거나 근엄하고 무게감 있게 묻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잘 없는, 그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인공들에게 편히 녹여서 제안을 하는 거다. 처음에는 '어머어머'하다가 보는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한다. 임작가님의 수십년 내공이 그 정도는 쥐락펴락 할 수 있었다. 단지 어떤 경우는 연세가 높은 분들에게 어필을 해왔는데 이 작품은 2040이 높다고 들었고, MZ세대가 가진 지난 세대, 레거시 콘텐츠에 대한 미덕을 맛보는, 매력을 맛보는 포인트를 주지 않았나 싶다. TV조선이 그동안 드라마가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매력을 발산하지 않았나 싶고, 시즌3를 하게 된다면 그 부분 때문에라도 시청률을 떠나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