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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20대 돌아본' 박원숙 "'인생 실패자'란 생각..하루종일 울어"('같이삽시다3')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6-22 08:21

수정 2021-06-22 09:11

 '20대 돌아본' 박원숙 "'인생 실패자'란 생각..하루종일 울어"('…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원숙이 자신을 '인생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21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삽시다 시즌3'에서는 29세 간호사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사선녀' 박원숙, 혜은이, 김영란, 김청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이들은 평창에 있는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갖기 위해 평창군 홈페이지에 모집글을 게시했고, 많은 사연들 중 29세 간호사의 인생 고민을 택했다.

이 고민글을 본 '사선녀'는 각자의 29세를 되돌아봤다. 김청은 "많이 아팠다"고 했고, 혜은이는 "돈을 많이 벌었다"고 말했다. 또 김영란은 "28세에 결혼해 29세는 신혼이었다"고 떠올렸다. 박원숙은 이에 "난 29세에 복잡해지기 시작할 때 같다"며 울컥했다.

사연자는 서울의 대형병원을 그만두고 평창 보건 의료원에서 근무 중이라고. 사연자는 인생 선배인 사선녀에게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고민이 되더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김영란은 "뭘 해도 되는 나이 아니냐. 나는 내가 어떤 명분이나 주변 사람 눈을 의식했던 일이 후회가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알아서 그게 결과가 어떻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다"고 조언했다.

또 혜은이는 자신의 딸을 언급하며 딸이 진로로 고민할 때마다 해줬던 조언을 얘기했다. 혜은이는 "우리 딸이 지금 36세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본인이 프랑스 유학을 원해서 갔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오려고 해서 박사까지 하라고 했더니 돈을 벌겠다고 유학 마치고 돌아와서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어느 날 휴가 때 보라카이에 다녀오더니 회사 그만두고 스킨스쿠버를 해야겠다더라. 그래서 나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며 "딸이 제주도에서 스쿠버 다이빙 강사를 하다가 다시 취업했다. 지금은 스쿠버 다이빙 강사 겸 직장인으로 투잡을 하고 있다. 나는 딸이 지금 또다시 나한테 '이거 해볼까?'라고 하면 하라고 할 거다. 자신의 인생이니까"라며 딸을 믿고 존중해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 감동을 더했다.

박원숙은 "어느 날 나는 나를 돌아보니 진짜 인생 실패자였다. 결혼에도 실패했고, 엄마로서, 배우로서, 딸로서도. 날 돌아보는데 '나는 진짜 뭐였지'라는 생각에 하루 종일 운 날이 있다. 그래서 인생 실패자라고 생각하고 울었다. 근데 또 어느 날은 내가 그렇게 실패한 인생은 아니구나 싶었다. 내가 살아있는 것에 그냥 감사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며 "우리 아들이 내가 옛날에 뭐라고 했더니 '엄마는 인생 패배자라 발언권이 없다'고 했다. 그때 나는 '그런 소리 하지 마라. 피와 땀에서 우러나온 진국 같은 조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연자는 서울에서 근무하다 평창으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 "부모님이 암 투병을 하셨다. 그때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부모님이 자주 보고 싶어서 평창으로 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사실 남 부러울 게 없이 병원을 다니다가 30대 초반의 암 환자를 담당하게 됐다. 그때 그 환자가 '선생님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으세요. 저는 제가 이런 암에 걸릴 줄 몰랐어요'라고 하더라. 그게 나의 터닝포인트가 된 거 같다. 여기서 끝까지 일하고 싶었는데,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고 했다.

이를 들은 혜은이는 "간호사란 직업이 매일 아픈 사람을 보니까 마음이 많이 우울할 거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자 사연자는 "슬픈 얘기지만, 나는 저승사자였다. 23~24세 때였는데 환자 분들이 내가 근무할 때 사망하셔서 진짜 우울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계속 보니까 엄청 울었다. 이런 마음을 엄마에게 얘기하니까 엄마가 '좋은 기운이 있는 사람 곁에서 사람이 떠나간다'고 해주셔서 그때부터는 누가 내 곁에서 임종하면 너무 영광이었다. 내가 좋은 기운이 있어서 내 곁에서 떠난다는 생각에 감사했고,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수월하게 보내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연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지난해 응급실에서 60대 폐암 환자가 항암제를 맞으러 왔는데 투약 직전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그때 시술 동의서 작성을 위해 보호자를 호출했는데 환자 분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시고는 운명을 달리하셨다. 그때 많이 울었다"며 다시 눈물을 붉혔다.

'사선녀'는 이날 사연자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며 감동을 더했다. 박원숙은 "내가 그 나이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도 인생을 다시 설계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러웠다"고 밝혔다. 혜은이는 또 "하고 싶은 거 다 한 번씩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에 사연자는 "사실 나의 고민은 막연한 고민인데 선생님들이 진심으로 조언해주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면서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 그런 말 들으면서 더 재미있게 살아도 되겠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긴 거 같다.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생각해주셔서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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