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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또 나왔다' 원혼 드립…임성한 "죽은자가 산자 이겨요?" 혼돈의 혼령史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6-21 11:24

수정 2021-06-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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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나왔다' 원혼 드립…임성한 "죽은자가 산자 이겨요?" 혼돈의 혼령…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름까지 바꾸고 6년만에 복귀한 피비(Phoebe·임성한) 작가지만 그만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은 피비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버렸다. 특히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 보기 힘든 무속신앙, 원혼, 운명론 등을 등장시키는 그의 특징은 최근 방송중인 TV CHOSUN '결혼작사 이혼작곡2'(이하 결사곡2)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시즌1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원혼이 시즌2에서는 언급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방송한 '결사곡2'에서 김동미(김보연)의 집 가정부는 또 "신기림(노주현)의 원혼을 봤다"며 일을 그만뒀다. 이에 김동미는 신유신(이태곤)의 집으로 찾아가 "나도 저녁이 되니까 무서워서 있을 수가 없다"며 두려워했다. 사피영(박주미)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혼이 정말 있으면 꿈에라도 자신의 아빠가 자주 나타났을 것"이라고 의문을 품었지만 신유신은 "그런 건 영혼이 마음대로 못 하는 부분일 수 있다"며 말을 돌렸다.

이후에는 더 독특했다. 김동미는 집으로 돌아가 마치 신기림의 영혼이 있는듯 2인분 식사를 차리고 건너편 의자를 빼놓은 후 자리에 앉았다. 이어 김동미는 "원장님 계시면 와 앉으세요"라며 "거의 40년간 나때문에 꽃피고 행복했으니 좀 억울하고 노여워도 다 내려놔. 청춘도 모자라서 노년까지 바쳐야 하는 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또 "후회 안 해요. 같은 경우 닥쳐도 똑같이 아마 할 거예요. 내가 차려드리는 마지막 식사예요 달게 드시고 떠나세요"라고 수저를 들었고, 순간 갑작스레 거실 등이 꺼졌다. 하지만 김동미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불 다 꺼보세요. 죽은 자가 산 자를 이겨요?"라며 차분히 경고해 소름을 안겼다.

하지만 이같은 원혼의 등장은 시간문제였다는 반응이 많다. 그동안 그의 최근작에서 이같은 설정이 등장하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2011년 '신기생뎐'의 레이저 장면이다. 극중 아수라(임혁)는 임경업 장군과 동자 귀신에 빙의되어 눈에서 초록색 레이저가 발사되는 한국 드라마사상 전무후무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아수라는 스님에게 퇴마 치료를 받고 신통력까지 생겨났다. 또 이홍아(서우림)은 죽음을 맞은 뒤에도 귀신으로 계속 등장했다.

뿐만 아니다. 아예 무당을 주인공으로 한 2004년작 '왕꽃선녀님'을 시작으로 그는 꾸준히 무속신앙을 등장시켰다. 2013년작 '오로라공주'에서는 황마마(오창석)이 잠들었을 때 누나 3명이 불경을 외우고 갑자기 승려가 등장해 마마의 운명을 예고하기도 했다. 왕여옥(임예진)은 유체이탈을 하는 빙의 현상을 겪기도 하고 불경과 주기도문을 섞어 기도를 하기도 했다. 또 점쟁이를 찾아가 자신이 키우는 개의 사주를 보는 장면까지 등장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운명론도 필수요소다. '오로라공주'의 설설희(서하준)는 "암세포도 생명인데 내가 죽이려고 하면 암세포들도 느낄 것 같다. 이유가 있어서 생겼을텐데…, 이 세상 잘난 사람만 살아가는 게 아니듯이 같이 지내보려고 한다. 나 살자고 내 잘못으로 생긴 암세포들 죽이는 짓 안 하고 싶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고 2015년 '압구정 백야'에서는 조나단(김민수)이 죽은 후 "그저 하늘의 뜻"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령 캐릭터도 피비 작가의 특징이다. '하늘이시여'의 자경(윤정희)의 동생 세현은 자경과 함께 집안에 있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외의 작품에도 배우가 등장하지 않고 이름만 등장하는 인물도 자주 보인다.

이같은 설정은 개연성이나 현실감은 지극히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결사곡2'도 끊임없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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