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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 '완성도'인가 '새로움'인가?

남정석 기자

입력 2020-11-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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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 '완성도'인가 '새로움'인가?


'완성도인가, 새로움인가?'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스포츠조선-전자신문 공동 후원, 한국게임산업협회 주관) 시상식이 18일 오후 5시부터 부산 서면에 위치한 부산 e스포츠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인 것을 감안, 방역을 위해 제한된 인원이 모인 가운데 열리지만 경쟁만큼은 무한대로 열린 상황이다. 특히 강력한 대상 후보작 중 하나였던 '리니지2M'이 출품을 포기하면서, 경쟁 후보작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최종심에 오른 13개 후보작의 면면을 보면 이제는 대세로 굳어진 히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후속작 출시는 물론 아예 새로운 IP를 만든다거나, 혹은 중소게임사들도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으면서 글로벌에서 통할만한 장르와 플랫폼에 대응할 신작을 선보이는 등 한층 다양해진 개발과 퍼블리싱 전략을 읽어낼 수 있다. 게임대상의 평가 3대 항목이 작품성, 창작성, 대중성이고 여기에 세부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IP를 활용한 게임의 경우는 콘텐츠나 기술적 완성도가 더 중요한 항목임은 분명하다. 또 창작성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IP의 경우엔 과연 시장에서 호응을 받았는지, 그리고 수상에 근접할 만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완성도에 집중하다

13개 후보작 가운데 기존 게임 혹은 아이돌 IP를 활용한 신작은 절반이 조금 넘는 7개이다.

아무래도 히트작의 후속 작품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장단점은 분명하다. 이미 유저들에게 친숙한 세계관과 캐릭터로 인해 다른 경쟁작들보다 쉽게 주목을 받고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기술력 진보와 트렌드의 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재미를 주지 못할 경우 좀 더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위험 요소도 있다. 만약 원작 IP가 거의 잊혀진 존재일 경우 사실상 다시 새롭게 시장에 도전한다는 측면에선 신규 창작 작품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A3: 스틸얼라이브', '바람의 나라: 연', '블레스 모바일' 등은 대표적으로 이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A3: 스틸얼라이브'는 기존 모바일 MMORPG의 공식을 따라가는 것 외에도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배틀로얄 장르를 혼합시킨 하이브리드형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블레스 모바일'은 원작인 '블레스'가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래픽과 캐릭터 등에선 호평을 받았던 점에 착안해 이런 '애셋'을 잘 활용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나려 노력했다. '바람의 나라: 연'의 경우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라인 MMORPG로 그 명맥이 거의 끊긴 가운데, 모바일로 그대로 이식해 재탄생시키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R2M'과 '라그나로크 오리진', '마구마구 2020' 등은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IP를 활용한 게임이지만, 새로운 흥미 요소와 완성도를 더하며 또 다른 인기를 불러모았다. 이 가운데 'R2M'은 원작인 'R2'가 역대 게임대상에 출품한 적이 없는 상황이라 평가 측면에선 새로운 게임으로 인식되는 점에 주목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IP 홀더인 그라비티가 오랜만에 직접 개발한 신작으로,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여 출시된지 17년이 넘는 추억의 게임을 여전히 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다. '마구마구 2020' 역시 IP 홀더인 넷마블엔파크의 원작 핵심 개발진이 오랜 준비 끝에 온라인에서의 재미 요소를 모바일로 제대로 이식시키면서 플랫폼의 성공적인 확장을 이뤄낸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3개 게임은 IP를 잘 관리하고 활용해 생명력이 긴 콘텐츠로 유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주목할 만 하다.

▶새로움을 입히다

새로운 IP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은 분명 그 자체로도 가치가 높다. 하지만 게임은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상품이기에, 유저들에게 어필할 확실한 '엣지'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면에서 'V4'는 국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MMORPG에서 좀처럼 성공하기 힘든 새로운 IP를 선보였음에도 1년이 넘게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유력한 대상 후보작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테라', '히트', '오버히트' 등 플랫폼에 구분없이 RPG 장르를 성공시켜온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의 작품이기에 시장에서의 기대감은 남달랐고, 이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구현한 것도 기술적 성과라 할 수 있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와 '엑소스 히어로즈'는 중소형 게임사에서 새로운 IP로 시장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시장에서 메이저 타깃층은 아니지만 새로운 소비 행태를 가지고 있는 Z세대에게 상당한 어필을 했고, '엑소스 히어로즈'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유려한 콘텐츠로 완성도를 높이며 국내와 글로벌 유저로부터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랜덤다이스'는 간단한 캐주얼게임이지만 새로운 흥미요소를 부가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호평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콘솔과 온라인게임 부문에서 각각 유일한 출품작인 '베리드스타즈'와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즈' 역시 그 도전성만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베리스타즈'는 국내에선 마이너 플랫폼인 콘솔이지만 개발사인 라인게임즈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첫번째 결실이라 상징성이 크다. '플레비 퀘스트'는 인디게임사로서 전략 장르로 역시 전세계 유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에 수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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