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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역대 최저시청률 '아육대', 희비교차 파일럿…BTS도 못살린 추석예능

백지은 기자

입력 2019-09-15 15:07

수정 2019-09-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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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저시청률 '아육대', 희비교차 파일럿…BTS도 못살린 추석예능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모두의 명절 추석이다. 그러나 예능가는 어쩐지 썰렁한 분위기다.



정통의 강자 MBC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부터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나온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브라운관을 수 놓았지만,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프로그램 숫자 자체도 이전보다 줄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우선 명절 대표 프로그램이라 할 만한 간판 프로그램이 거의 사라졌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한 건 '아육대'다. 2010년 9월 첫 선을 보였던 '아육대'는 수많은 논란과 혹평 속에서도 꿋꿋이 열 살을 맞았다.

10주년을 자축하며 '아육대'도 변화를 꾀했다. 이틀 간 3시간이라는 파격편성을 했고 메인종목인 육상과 양궁을 중심으로 e스포츠 투구 승마 등의 종목을 새롭게 신설했다. 씨름 종목도 3년 만에 부활시켰다.

새로운 판에서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우주소녀 은서는 기분 좋은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우주소녀는 씨름 여자400m계주 양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아스트로 문빈은 씨름 종목에서 예상 밖 괴력을 보여줬다.

그 결과 '아육대'는 12일 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3일 4.5%의 시청률을 기록, 양일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MBC 측은 '선방했다'는 분위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육대'는 2010년 15.3%, 14.2%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3년여간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간판 '효자예능'이 됐다. 출전 아이돌의 부상 등 각종 논란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시청률은 하락했지만 그래도 1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선방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아육대'는 3~5%의 평균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역대 '아육대' 최저 시청률이다. '아육대'에게도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파일럿 프로그램도 대폭 줄어들었다. KBS와 MBC는 각각 '부르면 복이와요 달리는 노래방(이하 노래방)'과 '언니네 쌀롱' 등 1개의 파일럿만을 선보였다. 사실 '언니네 쌀롱'은 방송 시기를 고려할 때 명절 특수를 노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나마 지상파 3사 중에서는 SBS '맛남의 광장' '수작남녀 크래프트맨' '신동엽vs김상중' 등 3개 파일럿을 내놓으며 구색을 맞췄다. 대신 tvN이 걸그룹 보컬퀸 선발 서바이벌 'V-1', 김수미를 내세운 '아이 엠 김치', JTBC가 '괴팍한 5형제' '고민을 입력하세요 고스톱'을 비롯한 토크 예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시청률만 놓고 보자면 KBS가 웃었다. '노래방'은 7.5%, 7.9%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그러나 '노래방'이 정규 편성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MC들이 먼저 기록한 점수와 동일한 노래방 점수를 달성해야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경기 방식은 신선하다기보다는 '미션 임파서블' 혹은 '로또게임'에 가까워 보였고, 음악예능이 넘쳐나는 이 시국에 '노래방'과 같은 포맷이 전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송에 대한 평가나 화제성을 놓고 봤을 땐 '맛남의 광장'을 따라갈 수 없다. '맛남의 광장'은 골목 상권 살리기에 앞장서 온 백종원을 휴게소로 데려갔다. 지역 특산품이나 로컬 푸드를 이용한 신메뉴를 개발, 유동인구가 많은 만남의 장소에서 교통이용객들에게 선보이며 침체된 농가와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만드는 백종원 표 솔루션은 이번에도 통했다. 시청자들은 무뚝뚝한 듯 하지만 속정 깊은 백종원 특유의 츤데레 화법과 방대한 지식에 또 한번 마음을 빼앗겼다. 여기에 끝없는 신메뉴 등장과 평가단의 맛 평가로 '먹방' 욕구까지 충족시켰다. '백종원 매직'에 빠진 시청자들은 '맛남의 광장' 정규편성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똑같은 포맷의 '골목식당'이 SBS에서 정규방송 되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

'괴팍한 5형제'는 신개념 줄세우기 토크쇼라는 포맷이 호평을 받는데 성공했다. 주제에 따라 다양한 'TMI 토크'가 진행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색다른 재미를 추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세 프로그램을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미비하다. tvN이 야심차게 선보인 'V-1'은 똑같은 아이돌 서바이벌에 질릴대로 질린 시청자의 외면 속에 1%대 시청률로 주저앉았다. '아이엠김치'는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좋았지만 특별한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신동엽vs김상중'은 구성 자체가 일회성 이벤트에 가까웠고, 수작(秀作)을 만들어낸 미다스의 손들과 그 노하우를 전수받은 연예인이 함께 새로운 수작(手作)을 만들어내는 리얼리티 '수작남녀 크래프트맨' 또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파일럿의 빈자리는 특집 예능이 채웠다. SBS 'BTS 예능 연대기', MBC '올어바웃 방탄소년단'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방탄소년단이 2013년 데뷔한 이후 풋풋한 신인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팬덤을 제외한 대중의 공감을 사기엔 역부족이었다.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과거영상만을 짜깁기할 뿐, 방탄소년의 출연은 단 1초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무리였다.

결국 안일한 태도로 똑같은 포맷만을 답습하는 예능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번 드러난 추석연휴였다. 정통의 강자 '아육대'마저 역대 최저시청률을 기록하고,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팬들마저 혹평을 쏟아낸 '방탄소년단 예능'을 만들어낸 방송사들이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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